(FC02) 어른에 대한 기준에 맞서기
금일 업로드되는 브런치는 게으른뚱냥이님의 발행임을 알립니다.
골초부엉이
게으른뚱냥이 : 메타버스, AI 산업 특화 정보통신공학자
침 뱉는 알파카
빨간 볼락
어른이 되고 싶은 이유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해오던 생각이 있다.
'난 언제쯤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때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이라 하면 반짝이는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라거나, 정장을 빼입고 자동차를 타며 출근하는 멋들어진 모습이었다.
막 20살이 된 해에는 주민등록증이라는 프리패스권을 들고 술집에 들어가 소주를 마신다면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쓴 소주를 왕창 들이켜도 멋진 어른의 모습으로 탈바꿈하지는 못하였다. 술집에서 주민등록증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을 때쯤이면 어른이 된 것일까? 혹은 인생이 쓰기에 소주가 달게 느껴진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어른이 된 것일까? 취업하고 자취를 하고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게 되면 어른이 되는 걸까? 난 언제쯤 어른이 되는 걸까?
사전과 사회에서 정하는 어른은 이렇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
사전을 통해 알 수 있는 어른의 어원은 어루다, 얼우다 : 짝을 짓다, 혼인하다라는 뜻의 고어(古語)이다.
즉, 나이가 몇이든, 짝을 짓지 않으면(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른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른’의 사회적 의미
사회에서 어른은 '연령'에 따라 구분된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만 19세 이상부터 '어른'으로 분류되며, 세부적으로는 청년기, 장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된다.
여기에 더해, 연령 별로 해야 하는 과업들이 정해져 있다.
20대 - 좋은 대학교 가기 / 취업하기
30대 - 경력 쌓기 / 결혼하기
40, 50대 - 자녀 키우기 / 노후 대비하기
60대 이상 - 노후 안정적으로 보내기
이렇게 어른을 정의하는 시선과 용어들은 많지만, 사실은 아직도 '어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위에서 얘기했듯,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몸과 머리가 자랐을 때부터 항상 마음 한쪽에 가지고 있었던 의문점이자 목표였다. 이제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의 첫 자취방을 구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에 어느 정도 다가왔지만, 아직도 나는 내 자신이 몸만 큰 어른이라고 느껴진다.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는지, 어른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새내기 사회인으로서 해답을 얻고자 이번 주제를 제안하였다.
어른의 첫 번째 키워드는 '독립'
그동안 미디어에서 들었던 혹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던 어른이 되는 가장 첫 번째 기준은 “독립”이다. 부모로부터의 정신적, 경제적 독립.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 우뚝 설 수 있는 것이 어른이 되는 첫 번째 관문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간다. 부모님이 경험하셨던 모든 것을 나에게 물려줌으로써 우리는 안전하게 그들의 뒤를 따라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의 결정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결정만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부모의 뒤를 따라가는 편안한 길에서 벗어나더라도 본인의 기준과 가치관을 따라가는 존재를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어른이 되기 위한 독립은 마치 새장에서 벗어나는 새의 모습과 같다.
어른의 두 번째 키워드는 '자유'
사회적 의미의 어른인 만 19세 이상이 되면,
내 모든 것에 대한 자유를 얻음과 동시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혼인신고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근로계약도 부모의 허락 없이 체결 가능하다.
선거권도 생기고, 음주와 흡연은 덤...!
이 외에,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구성원들과 논의해 보았다.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 어른이 되고 싶은 어린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이들은 '어른스러움'으로 통용되는 어른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 어른들은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걱정 없어 보이는 어린이들의 삶을 시샘한다.
우리는 어쩌다 서로의 삶을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게 된 걸까?
(1)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유와 독립이 없음을 깨닫는 것.
대한민국의 아동, 청소년들이 그들의 부모와 사회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엇일까?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학 가면 모두 해결돼'와 '공부만 잘하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가 그중 하나임을 부정할 독자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또 잘해서 대학을 간 어린이들은 깨닫는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었음을.
그런 그들에게 어른들은 또 이야기한다. '좋은 직장을 가야 돼',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고 가정을 꾸려야지'.
과연 이런 것들이,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자유와 독립일까?
또한 책임도 많아진다. 어른은 이전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야 한다. 만약 그 길을 벗어난다면 그들은 어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현실에 놓여 다양한 제약에 갇혀있는 어른들에게 자유로운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 어른은 이성과 현실에서 독립할 수 없다.
반대로 아이들은 항상 자유롭고 이상적이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되고 싶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어렸을 때의 우리는 장래 희망에 있어서 한계를 짓지 않았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반에 수없이 많았으며, 의사, 경찰, 제빵사,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꿈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심지어 비행기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것을 잘못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틀리다. 그 아이는 정말로 “비행기”가 되고 싶은 것이다. 아이들에게 한계란 없다.
그렇게 어른이 된 어린이는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되어도, 자유와 독립은 별개의 것이구나.
그리고, 아직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을 부러워한다.
(2) 우리는 모두 어른인 척 연기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가장 빠르게 변하는 것은 사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10대에는 좋은 대학을 가야 하며, 20대에는 취업을, 30대에는 결혼을, 40대에는 육아를, 50대에는 노후준비를.
정해진 이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주변 친지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잔소리를 듣는다.
'왜 OO 안 하고 그거 해?'
그 순간마다, 우리 마음에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와 과업들로 쌓여가며 그것을 이루고 해결하는 게 목표가 되어버린다.
하고 싶은 일을 적었던 장래희망들은, 취업컨설팅과 회사의 평점을 보고 결정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자 했던 결혼은, 결혼정보회사에 의뢰를 하여 결혼할 사람을 찾고,
편안한 삶을 기대했던 노후는,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할 경우 빈곤의 낙인이 새겨진다.
그러나 청소년일 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정말 그렇게 다른가?
(3)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성인이 되어 나이가 꽤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같이 천진난만하고 이상적인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 눈에는 그들이 아직 현실을 모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 덜 큰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새를 동경하여 비행기를 만든 형제도 있듯이 세상은 가끔 아이들로 남아있는 사람들에 의해 변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화성에 로켓을 보내고,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고, 자율주행 플랫폼을 만드는
지구 1위 부자 일론 머스크가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항상 이런 질문을 받는다.
'어디서 그런 영감을 받으셨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8~13세의 아동 청소년에게 권장되는 공상과학 소설이며, 어른이 된 일론 머스크에게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누군가는 상상으로만 그칠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
(4) 지나고 나면 모두 쉬워 보인다.
사실 주변의 어른들이 모두 새장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들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결국 현실이라는 제약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점점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아진다. 나 자신만 생각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타인과 주변을 인식하고 신경 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고 나니 그때 한 고민들은 별 것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어서가 아닐까?
그 고민을 마주할 당시에는, 인생 최대의 고민과 문제 들이었겠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큰 문제가 산재해 있음을 알게 되고, 과거의 것들은 과소평가되는 것 같다.
나만 고려하면 될 때로, 내가 중심이 되었던 그때가 더 쉬웠던 것 같다.
정답 없는 질문, 하지만 질문을 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이번 토론을 통해 얻은 해답은 무엇일까? 사실 ‘사과는 과일이다’와 같은 똑 떨어지는 공식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른”이란 존재가 꼭 되어야 하는 것일까?
여기서 일론 머스크의 말을 한 번 더 인용하자면,
'정답을 찾는 것보다, 정확한 질문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sking the right question is often more important than finding the answer.)
그동안 어른이 된다는 건 일종의 삶의 목표와 같았다. 마치 포켓몬이 마지막 진화를 하듯,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멋있는 모습이며 내가 추구해야 할 모습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Yeshiva Salon의 논의는 그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 어른은 정말 제약에서 독립된 자유로운 존재일까? 확실한 건 어른보다는 어린이들이 더 자유로운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현재 어른인가, 어린이인가?
혹은 어른이 되고 싶은가? 어린이가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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