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해 낼 용기가 생깁니다
무교인 나도 솔깃해지는 미신들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안 듣기에는 꺼림칙하달까?
대표적으로는 손 없는 날 이사해야 한다, 비 오는 날 결혼하면 잘 산다, 아홉수 결혼은 안된다, 결혼식 날짜를 잡은 후 경조사에 참여하면 안 된다 등 이 있다.
*미신(迷信, superstition): 과학적 관점에서 헛된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이나 신앙
실제로 내가 이사 준비할 때 들은 이야기가 이삿날을 정할 때 '손 없는 날'로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전통적으로 '손'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나쁜 기운을 뜻하는 잡귀(귀신)를 말하며, '손 없는 날'이란 이러한 나쁜 기운이 없는 날을 말한다.
손 없는 날은 전통적 믿음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이사, 개업, 결혼 날짜를 정할 때 손 없는 날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아하니 중요한 일을 계획할 때 안정감을 주는 건 맞나 보다.
큰 일을 앞두고 불안감을 줄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미신은 그저 무언가를 위해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소품샵을 구경하던 중 '용기가 생기는 부적'이라고 적힌 카드를 구매했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진짜 같지도 않은 디자인이었지만 그럼에도 왠지 갖고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용기가 점점 없어진다고 느끼는 나에게 '용기가 생기는 부적'이라는 것 만으로 구매할 이유가 충분했다.
이 부적을 지니고 다니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 같았다. 중요한 건 기분이다.
실제로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부적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 용기가 생길 거라는 기대감을 주니까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용기가 생기는 부적을 옆에 두고 글을 쓰고 있다.
이 에세이를 읽는 모든 분께 용기를 주는 부적이 주는 기운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