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을 살다

하루

by 북짱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하루가 내게 주어졌다.

고요한 이른 아침, 하루의 시작에 잠시 큰 숨을 들이마시며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본다.

누군가는 계획표를 꼼꼼히 짜며 하루를 준비하고, 또 누군가는 그날그날 주어지는 일들을 따라가며 하루를 채워간다. 하고 싶은 일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도 많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낸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이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귀하고 값진 시간이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흘려보내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날은 그런 평범함이 오히려 쉼이 되어주고, 한 템포 느린 여유가 되어주기도 하니까. 결국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다.

늘 그렇듯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낼 수도 있고, 아니면 마음을 조금 더 담아 특별하고 소중하게 만들어갈 수도 있다. 그 선택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아침이 분주해지면 마음도 조급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도 모르게 툭 내뱉어버리는 말 한마디가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나부터 조심하려고 한다.




우리 집은 내가 기분이 나쁘거나 무드가 가라앉아 있으면 아이들과 남편에게까지 금세 그 분위기가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아침에는 더 밝은 얼굴로 아이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어 일부러 더 활기차게, 기운차게 하루를 시작하려고 애쓴다. 작은 기지개 하나, 짧은 아침 인사 한마디에도 마음을 담아보려고 한다.




오늘이라는 하루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 그 주어진 시간에 더욱 감사하게 되고, 하루를 더 알차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소중한 하루 안에서 마주치는 누군가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어, 함께하는 순간에 더 집중하게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살아간다. 나 역시 아이들과 남편에게 내 시간의 대부분을 기꺼이 내어준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돌볼 틈이 없어 지칠 때도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다. 나를 돌보는 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오래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니까.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때로는 그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그 시간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기적인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나만큼이나,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돌아보며 살아갈 때, 내 세상은 더 넓어지고,

내 주위는 더 따뜻해진다. 자신의 자리를 기꺼이 나누고, 마음 한켠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람의 삶에는

여유와 넉넉함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나눌 수 없으니까.




나 역시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마음이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으로 나를 만드신 분의 뜻을 따라 내가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사람으로 말이다.

오늘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다 보면,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날들이 결국 내 인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생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나 자신에게도 감사로 남는 날들이 된다면, 그보다 더 귀한 삶이 또 있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이 유난히 길고 고단하게 느껴지는 누군가의 하루 끝에,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혼자인 듯한 외로움 속에, 작은 온기로 스며드는 문장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글쓰기를 시작해 본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