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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울어도 돼

by 북짱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도 금세 눈물이 맺히곤 한다.

다른 사람이 보면 그리 슬프지 않은 장면일 수도 있지만, 작은 감정의 결에도 마음이 흔들려 눈물이 날 때가 많다.




누군가 울고 있으면 나도 함께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마음이 이해되고 공감이 되어서다. 나는 좋은 쪽으로 해석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할 줄 알기 때문에 눈물이 잘 나는 거라고.




우리 남편은 거의 울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도 호르몬의 변화로 눈물이 많아진다고들 하지만, 남편이 우는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로밖에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내 우는 모습을 보면 잘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반면 우리 아들(10살)은 눈물이 참 많다. 아마 나를 닮아서일까?

조금만 혼을 내도 울고, 서러울 때도 잘 울고, 심지어 동생을 혼낼 때도 자기가 먼저 눈물을 글썽이곤 한다. 영화를 보다가도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이 터진다.

엄마 마음으로는 남자아이다 보니 좀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 아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함께 느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언제 눈물이 나는가 보면,

힘들 때도, 슬플 때도, 화가 날 때도 눈물이 흐른다. 누군가 내 힘듦을 알아줄 때, 또 인정받았을 때, 그리고 기쁠 때도 눈물이 난다. 억울할 때도 서러울 때도 눈물이 나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당황할 때도 난다. 생각해 보니 눈물은 어떤 상황에서 흘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젊었을 때 잘 울지 않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진다고 한다.

살아오며 쌓인 마음의 무게가 어떤 계기를 빌려 눈물과 함께 녹아내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울고 싶어서 우는 사람도 있고, 울고 싶지 않아도 눈물이 흘러나올 때가 있다.




나는 눈물이 좋은 거라 생각한다. 울고 나면 마음속 응어리가 다 쏟아내져 풀리기도 하고 후련해짐을 느끼니까. 또 어떤 일에 누군가와 함께 눈물을 흘리다 보면 마음이 더 깊이 공감되고, 서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보듬어주고 싶고, “저 사람에게 힘든 일이 있구나” 돌아보게 된다. 하나님이 눈물을 만드신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눈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라고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니 눈물을 억지로 참지 마라. 꾹꾹 누르지 말고, 눈물이 날 때 그냥 울어도 된다. 눈물은 약함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이자, 우리를 더 따뜻하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주기도 하니까.




당신의 오늘에 좋은 눈물만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다시 힘을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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