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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

내 글의 영향력과 마음의 경계에 대하여

by 부엄쓰c


글을 쓴다는 건, 내게는 단순히 취미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삶을 견디고 버티며, 결국 다시 살아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무너졌던 날들, 아팠던 기억, 견딜 수 없던 불안과 흔들림까지, 나는 글로 하나하나 내 삶을 정리하며 다시 세워왔다.


글을 쓰는 행위는 결국 상처를 향해 걸어가는 일이었다. 다시는 그 아픔의 자리에 서지 않기 위해, 다시는 같은 이유로 무너지지 않도록, 나는 과거의 나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글을 써왔다.


며칠 전 브런치에서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로 등록되면서, 이 기쁜 소식을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했다. 한 친구가 내가 앞으로 쓸지도 모를 글에 대해 미리 불편하다고 말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어쩌면 영원히 쓰지 않을지도 모를 이야기였다. 축하보다는 우려가 먼저 담긴 그 말 앞에서,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고 마음이 위축됐다.


나는 친구의 그 한마디 앞에서 잠시 흔들렸다. 내가 내 마음을 돌보기 위해 써 내려가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불편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상상하게 되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그 두려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깊이 생각해 보았다.


결국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글을 통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겪은 외로움과 아픔을 통해,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진 누군가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고 싶다. 나처럼 아파하고 흔들리는 이에게,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전하고 싶다.


결국 나는 내 안에서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글을 쓰는 경계는 타인의 반응이나 판단이 아니라, 오직 글을 쓰는 나 자신의 마음이 평화로운 지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하던 방식대로 쓰면 된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나는 이미 내 마음의 안전한 지점에서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축되지 말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나 자신만큼은 편안해야 한다는 것. 나조차 편안하지 않은 글은, 누구에게도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상대의 불편함을 상상하고 존중하되, 그 상상 때문에 내 마음까지 위축되지는 않기로. 내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며, 나다운 방식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그것이 나를 가장 나답게 지키는 길이며, 결국 타인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길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마음은 내 글이 가진 힘과 영향력을 새삼 실감하게 하는 소중한 신호일지 모른다.


나는 다시 용기를 내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흔들리는 나를 붙잡고 다시 일어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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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이 자리에 앉아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당신 또한, 당신만의 방식으로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위로가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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