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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가장 사소한 습관들

정말 하기 싫을 때, 나를 위한 한 걸음

by 부엄쓰c


추석 연휴, 나는 신춘문예를 위한 소설 초안을 품고 아이와 함께 홍천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 일상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쉬면서, 아이와 물놀이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출발 직전에 배가 너무 심하게 아팠다. 통증이 심해서 모든 계획을 취소하려고 전화까지 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은 진정됐고, 아이는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될까 봐 서럽게 울었다. 괜찮아진 나는 결국 여행을 다시 결정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통증은 어쩌면 내 몸이 보낸 작은 경고였던 것 같다.


홍천에서 며칠을 보내고 기다리던 물놀이를 하러 가던 날, 배가 다시 극심하게 아파왔다. 결국 물놀이를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온 후 통증은 점점 더 심해져 결국 울면서 약을 먹고 버텼다. 오랜 시간 통증 속에서 힘들어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고, 잠깐의 잠에서 깨어났을 때 다행히 통증은 조금 사라져 있었다. 아이는 아쉬워했지만, 우리는 대신 다른 놀이들로 시간을 채웠다.


이번 통증은 교통사고 이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반복되는 위염과 위경련 때문인 것 같았다. 소설을 초안으로 작성했지만 완성하려고 보니 다시 쓰게 됐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당선 여부를 떠나 이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었다. 쉽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거창한 목표를 두진 않았지만, 어쨌든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 순간, 그 글들을 완성하고 도전하고 심지어 당선까지 된 작가들에 대한 존경심이 새삼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쉬다가, 문득 필라테스 수업 예약이 떠올랐다. 솔직히 정말 가기 싫었다. 며칠 동안 아팠던 여파와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무지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떼어 운동을 시작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점차 기분이 좋아졌고, 허리의 통증도 조금씩 완화됐다. 운동을 마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기 싫지만 나를 위해 내딛은 작은 걸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추석 연휴가 끝나가면서 그동안 미뤄뒀던 건강검진을 이제야 받을 수 있게 됐다. 교육 일정으로 인해 계속 미뤘지만, 지금이야말로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제대로 돌보아야 할 때임을 느낀다.


때로는 정말 하기 싫고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를 위한 아주 작은 행동, 사소한 습관들이 결국 나를 지켜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그런 습관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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