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심문(博學審問) : 널리 배우고 깊이 묻는다는 뜻이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65. 체질을 알아야 병의 뿌리가 보인다.
“체질을 정확하게 진단하면 병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인가?”
미래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은 체질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새로운 변화였다. 김원장은 조금 난감한 입장이 되었다. 승학이 치료하는 환자에게 체질진단을 말하면서 그 관심도가 높아진 탓이었다.
김원장은 승학을 찾아와서 다시 체질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했다.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환자가 대폭으로 늘어나면서 그 역시 체질의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승학은 그의 질문에 대해 자세하게 답변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고칠 때는 설계도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고급승용차나 비행기 같은 정교한 기계는 설계도 없이 고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체 같이 최고로 정밀한 유전공학적 유기체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체질은 인체의 설계도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것을 통해서 병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아. 그런가? 체질이 그 정도로 중요하단 말인가?”
“체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뿌리치료의 핵심적 원리입니다. 최고급 승용차인 벤츠나 BMW 같은 차는 설계도 없으면 고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최고로 정교한 인체를 설계도 없이 치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이해가 되네. 하지만 그전에 내가 사상체질을 연구했을 때는 체질감별이 너무 어려웠어. 그리고 설사 체질감별을 해도 원인을 찾기가 힘들었어. 그러니 내가 생소하게 느끼는 것일세.”
“사상체질과 28 체질의학은 유사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점이 많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28 체질의학은 복합체질의 원리입니다. 체질 유형을 28가지로 분류한다는 점입니다. 또 두뇌중심의 오장육부 이론으로 정밀진단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성격 하나를 분석해도 이중성격, 다중성격을 정확히 분석합니다.”
“그것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나의 체질을 좀 진단해 주겠나?”
그는 진심으로 28 체질의학을 알고자 했다.
승학은 그의 체질을 진단했다.
“원장님은 소음인부체질에 태음인주체질이십니다.”
승학이 그렇게 말하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다.
“아닌 것 같네. 나는 소양인체질이라고 밝혀졌다네. 완력테스트로 유명한 박사한테 직접 가서 감별받은 것이야. 내가 들어보니까 맞는 것 같기도 했다네.”
그는 오링테스트와 완력테스트로 체질감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승학은 예상은 했지만 그의 믿음이 확고했다. 한 때 승학 역시 체질진단에 대한 연구를 하며 오링테스트와 완력테스트를 실험해 본 적이 있었다. 처음 몇 번은 신기하게 오링테스트는 체질감별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승학이 일본에서 제조된 손의 힘을 재는 악력테스트 기구를 사서 실험을 했다. 악력테스트 기구는 손힘을 측정하는 일종의 측정기였다. 승학이 약재와 과일, 식품 등으로 실험해 본 결과는 원리나 법칙이 없었다. 동, 서, 남, 북의 방향에 따라 반응에 대한 현저한 차이가 났다. 정확한 수치의 차이가 나타났던 것이다.
승학에게 맞지 않는 인삼의 경우, 북쪽 방향으로 오링테스트를 하면 맞다는 표시의 높은 수치가 정확히 나타났다. 또 그뿐만이 아니었다. 몸의 상태, 몸의 장신구, 건물의 구조에 따라서도 오링테스트는 다르게 나타났다. 승학은 환자들을 상대로 실험해 주고 그 점을 이해시켰다. 환자들 역시 실험을 해 본 뒤에는 오링테스트나 완력테스트로는 체질감별이 되지 않는 것을 인정했다.
승학은 체질진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원장님은 비위가 약하고 폐가 약하십니다. 비위는 약해도 소화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폐는 많이 약하십니다. 폐활량이 조금 약하고 학생 때 오래 달리기를 잘 못하셨을 겁니다.”
“맞아. 그건 맞는 말이야. 비위도 약하다는 것은 가끔 소화도 잘 안되시고 장이 예민해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은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건 정확히 그렇다네. 내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나?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 수 있지?”
“그것을 알아야 원인치료가 가능합니다. 원장님은 비위가 약하고 장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이시기 때문에 소양인체질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그렇다면 나의 성격은 어떠한지 말해줄 수 있겠나?”
그는 승학의 체질진단에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승학은 그의 성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했다.
“성격은 소음인부체질의 소심, 세밀, 꼼꼼, 내성적, 현실적인 기질이 있으십니다. 또 태음인 체질의 고지식, 완고성, 고집, 내면적인 갈등, 속욕심 의 기질이 있으십니다. 이중성이 뚜렷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성격으로 밝고 활달하며 잘 웃는 특성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아. 맞아, 정확히 맞는 말이네. 자네 말을 듣고 보니 나는 소음인부체질에 태음인주체질이 맞는 것 같군.”
“그렇습니다. 원장님을 뵈면서도 저는 늘 그 체질을 생각했습니다.”
승학의 체질진단을 듣고 그는 감탄했다.
승학은 그에게 더욱 자세히 체질적 병증을 설명했다.
“원장님은 현재 건강하시지만 위와 장을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 하반신의 혈액순환 장애도 치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측 목이 자주 뻐근하시고 심장 주변통을 가끔 느끼실 겁니다. 척추와 골반이 조금 틀어져 있으시고 사지의 골격도 조금 틀어져 잇습니다. 그것을 치료하시면 컨디션도 아주 좋아지고 에너지가 강해집니다.”
“자네의 체질진단은 정말 정확하군. 소름이 다 끼치네. 이제야 체질의학이 왜 원인치료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겠네. 정말 감탄했네.”
그는 승학에게 체질치료를 부탁했다.
승학은 그의 척추와 골반, 사지를 교정해 주었다..
“자네의 척추와 골반, 사지 교정을 받으니까, 온몸에 피가 통하는 느낌이 들어. 신기한 치료효과야. 이번에는 내가 가끔 느끼는 목과 가슴통증도 치료해 줄 수 있겠나?”
“예. 알겠습니다. 그것도 같이 치료를 하겠습니다.”
승학은 심장 주변통과 목통증 등은 침치료로 고쳐주었다.
“아니, 치료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수도 있나? 신기하게 몸이 아주 편안해지네. 명의를 앞에 두고 몰라보아서 미안하네. 자네의 의술에 경의를 표하네.”
그는 진심으로 승학의 의술을 인정했다. 실제 효과가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승학의 치료로 그의 컨디션은 놀랍게 변화했다. 그는 승학의 체질의학을 더욱더 높이 인정하고 신뢰를 보냈다.
승학이 밤낮없이 연구와 진료를 하는 동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3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에 사부가 찾아왔다. 그는 아들과 딸의 집을 번갈아 다니며 승학을 멀리서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승학을 보며 말했다.
“이제 많이 적응한 것처럼 보이네. 듣자 하니, 잘하고 있다고 김 원장의 칭찬이 쏟아지더군.”
“사부님 덕택에 잘하고 있습니다. 아주 열심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된 거야. 무엇이든 박학심문의 자세만 갖추면 발전을 할 수 있는 거야. 가능하면 아주 넓게 공부하고 자세히 질문하며 연구하도록 하게.”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자네 월급의 기본급은 낮고 환자수당을 높게 책정한 것이 참 좋았네. 김 원장이 말하길 자네 월급이 상당히 높다고 하더군. 여기 웬만한 한의원 원장들의 수입보다 높다고 자랑하고 좋아하더군. 자네의 환자수당만큼 김 원장의 환자나 수입이 높아지기 때문이 아니겠나.”
“아. 그건 사부님이 잘 말씀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네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합의가 된 것이지. 난 자세 의술을 믿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고 김원장은 기본급이 저렴하니 좋다고 생각한 거지. 암튼 이제 내가 안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도 될 것 같아.”
“사부님, 여기서 조금 더 계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가도 오원장이 있어서 사부님은 크게 바쁜 일은 없지 않으신가요?”
“그렇긴 하네만 난 지리산 들어가서 폐관수행을 조금 더 하려고 하네.”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저도 함께 수행을 가면 너무나 좋겠습니다. 한국의 산이 너무 그립습니다. 다른 것은 하나도 향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호연지기를 심어준 한국의 산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실제로 그랬다. 산생활을 많이 한 승학으로선 산이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승학은 잠시 주저하다가 가슴에 품고 잇던 편지를 꺼내며 말했다.
"사부님. 이번에 한국으로 가시면 유림 씨에게 이 편지를 좀 전해주십시오.”
승학은 떨리는 마음으로 그 편지를 보았다. 그는 소중하게 그 편지를 가방에 넣고서 말했다.
“알겠네. 이제 때가 된 것이지. 자네도 웬만큼 자리를 잡았으니, 만나야 할 시기가 된 것이야.”
승학은 가슴의 응어리 하나가 풀려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간 그리움과 사랑의 감정들이 현실의 차디찬 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이제 승학은 그 현실의 벽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도약이 유림과의 사랑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가장 소중한 영혼의 동반자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