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등화(五更燈火): 밤새워 열심히 공부함을 뜻한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76. 끝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한다.
“사상체질에는 침술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한국에서 이민 와서 사는 60대 사업가가 진료 중에 말했다. 그는 사상체질에 심취하여 음식도 체질에 맞는 식단만 선택해서 먹고 건강관리의 기준을 삼고 있었다. 그는 사상체질의 동무 이제마가 집필한 ‘동의수세보원’을 거의 외우다시피 해서 잘 알고 있었다. 승학은 그의 해박한 사상체질에 대한 지식에 감탄을 했다.
그러나 승학은 정확하게 사상의학의 한계점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사상체질의 동의수세보원에는 침술에 관한 부분이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주역이나 음양오행론, 경락학설, 침법 등에 대해 거의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이제마 선생은 기존 전통 한의학의 음양오행론을 벗어난 새로운 시각으로 사상체질을 제창하신 것이죠. 그 책 어디를 보아도 역학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독창적인 발상이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아주 독창적인 발상이 많습니다. 저도 ‘동의수세보원’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오경등화로 밤새워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없고 다만 침법에 대해서는 후세인이 열심히 연구하기를 부탁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것으로 미루어볼 때, 동무 이제마 선생은 체질침법 연구의 필요성을 아셨던 것이지요.”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체질침법에 관한 부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실 저는 침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거든요.”
“침법은 체질의학에서 중요한 구심점입니다. 침으로만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통증치료의 경우는 절대적입니다. 목이나 어깨, 허리, 관절 등의 통증을 약으로 치료하기는 한계가 있지요. 침은 바로 즉시 낫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요. 사실 저는 오늘 어깨와 관절이 안 좋아서 침을 맞으러 왔어요. 이런 경우 체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침술로 먼저 치료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요?”
그는 통증이 있는 어깨와 관절을 가리키며 말했다. 승학은 그의 통증부위를 보고 난 후에 말했다.
“어느 부위의 통증이든 체질진단이 우선입니다. 체질에 따라서 침치료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저의 체질진단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겠군요. 저는 통증치료의 경우엔 체질진단이 필요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침술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예,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체질진단부터 하겠습니다.”
“조금 특이한 체질입니다. 소음인과 태음인부체질에 소양인주체질이십니다.”
“무슨 그런 체질도 있나요?”
“복합다중 체질이라고 해서 3가지 체질적 특징이 모두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소음인체질로 알고 있었습니다. 오직 그 소음인체질로만 음식을 선택하고 운동도 하고 생활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체질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만약 소음인체질로만 알고 계셨다면 소화기가 안 좋아야 합니다. 또한 성격은 내성적이며 소심하고 세밀하며 꼼꼼해서 꽁한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점이 많지 않나요?”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그건 그렇습니다. 제가 열심히 소음인체질에 맞게 살았지만 그리 건강한 상태는 아니었고 소화기는 좋습니다. 또 성격도 제가 다혈질도 있고 고지식하며 호탕한 면도 있거든요. 가끔 그런 부분이 좀 헷갈렸어요.”
“사장님은 폐와 기관지가 좋지 않고 대장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 관절이 아프곤 합니다. 그렇지 않으셨나요?”
“맞습니다. 제가 대장이 예민한 것도 사실이고 관절이 아픈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대장과 관절이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당연히 군대에서 대장이 안 좋으면 그 졸병인 관절이 아픈 것이 맞지 않나요? 사실 내장의 대장은 군대의 대장처럼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신장과 연결되어 하반신 혈액순환을 조절합니다. 그래서 대장이 안 좋으신 분들이 대부분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계십니다.”
그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
“어떻게 그것을 아시죠? 금시초문입니다. 그런 연관성이 28 체질의학에 있다는 말씀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선생님의 성격은 정확하게 3가지 성격이 섞여 있습니다. 내성적이기도 하지만 고지식하고 외향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대할 때 내성적이지만 금방 친해집니다. 일단 친해지면 외향적 성격을 쓰고 화통합니다. 이 3가지 성격 때문에 친구나 거래처도 내성적 그룹, 보수적 그룹, 외향적 그룹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맞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알 수 있나요? 정말 놀랍습니다.”
“28 체질의학은 성격이나 특성, 체질적 병증 등이 정확합니다. 그렇게 정확한 진단이 아니면 치료는 힘듭니다. 치료는 완벽한 진단을 통해서만 빠른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사상체질이 지닌 한계가 단순성 때문이군요. 인간유형이나 인체가 그리 단순하지 않은데도 단순 4가지 유형으로는 정밀진단이 안 된다는 말씀이죠?”
“예, 맞습니다. 단순 4가지 유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28 체질의학은 28가지 유형이 아닙니다. 정밀 진단으로 들어가면 최소 1억 가지 유형으로 나눠집니다. 유전자의 다양성만큼 체질 유형도 다양합니다."
“아. 그렇군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어떻게 1억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는 말씀인가요?”
“그 이유는 친형제라고 해도 유전자 지도인 게놈은 다릅니다.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체질이라도 유전자 조건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키나 체형, 유전적 특질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것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면 그렇습니다. 28 체질의 유형 중에 같은 체질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와 완전히 같은 체질이라도 해도 그렇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소음인과 태음인부체질에 소양인주체질이라도 해도 그 속에서 또 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밀진단이 가능하고 체질침법도 달라집니다.”
승학은 그렇게 진단과 설명을 해주고 그의 어깨와 관절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여기 어깨통증은 간열과 폐열 때문에 근육이 경직되어 생긴 겁니다. 간열을 내려주며 뇌오작동을 해소하면 낫습니다. 그리고 관절통은 대장기능을 강화하시켜 통증치료를 하면 됩니다.”
승학은 침치료를 한 후에 바로 물어보았다.
“어깨를 움직여 보세요. 통증이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참 신통하네요. 바로 통증이 사라지는군요.”
“관절도 움직여 보세요. 관절통이 있으신가요?”
“여기도 좋아졌습니다. 다른 한의원에서 여러 번 침을 맞아도 낫지 않는 것이 여기선 한 번에 낫는군요. 어떤 원리로 이렇게 신효하게 효과가 나타나는가요?”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체질과 연관통으로 모두 체질과 연관하여 침치료를 하기 때문입니다. 인체의 모든 통증은 독자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두 연관통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체질침이 필요한 것이지요.”
“아. 그렇군요. 이해가 됩니다. 체질 연관통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체질의 장부와 연관된 부위가 통증이 생긴다는 말씀이죠? 그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맞습니다. 심장 연관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심장 주변 근육과 신경의 약화로 인한 통증을 심장연관통이라고 합니다. 이 통증은 심장 주변을 만지면 바로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통증이 심하면 고혈압이나 심장부정맥, 협심증 등 심장병이 있습니다. 이 심장 연관통의 경우 침치료를 하면 바로 즉시 낫습니다. 그러면 고혈압이 사라지고 심장부정맥이나 협심증 등도 치료가 됩니다.”
“예, 그렇군요. 저의 심장은 괜찮습니다. 한데 제 아내가 심장부정맥이고 가끔 가슴 주변이 아프다는 말을 합니다. 한번 데리고 와서 체질진단을 하고 침치료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사상체질을 연구하고 건강관리의 지침을 삼은 덕분에 이해가 빨랐다.
‘동의수세보원’을 오랫동안 읽어봤기 때문에 체질에 관한 지식이나 상식이 깊었다. 그래서 그는 28 체질의학에 대해서도 빨리 이해를 했던 것이었다.
“정말 오늘 좋은 건강지식과 정보를 많이 배웠습니다. 오늘 뵈니까, 정말 오경등화를 하며 공부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제 아내를 데리고 다시 한번 오겠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돌아갔다.
승학은 오랫동안 오경등화를 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공부를 한 사람은 자신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다.
승학은 오랜 연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오경등화로 환자들이 빠른 효과를 느끼고 건강해지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환자들의 고통을 최대한 빨리 줄어주며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것이 최대의 미션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