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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의학입문을 통한 새로운 변화

진귀한 약초 21. 진귀한 약초들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특효가 있었다.

by 백승헌

승문은 청룡동굴로 돌아와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그토록 찾던 그 무엇을 깨달은 이후의 삶을 생각했다. 11세 어린 시절에 눈앞에서 목도한 누이의 죽음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가슴속에 품은 정염처럼 운명은 늘 그의 나침반과 같았다.

운명을 평생의 화두로 삼고 살아왔던 이유가 그랬다.

만약 그 사건이 없었다면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었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와서 그는 운명에 대해 더 깊은 사색을 했다.

속세와 달리 산속은 청정의 세계였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시간 이외는 오롯이 자신과 대면했다. 스승 청산거사의 만남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승문은 운명처럼 의술의 세계를 받아들였다.

앞으로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을 찾은 것이었다. 승문이 의술의 세계를 결정한 이후부터 삶이 달라졌다.

본격적인 의학의 입문이 시작되었다. 스승 청산거사는 더 이상 부드럽고 인자하지 않았다.

매우 엄격하고 무자비한 훈련교관이 되어 있었다.

공부해야만 하는 분야의 책을 읽고 실습을 겸했다. 한자로 된 책을 매일 읽으며 공부에 매진했다. 공부의 양이 엄청나서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하루 1번의 약초 캐기가 유일한 휴식이었다. 그는 일반적인 약초 외에도 진귀한 약초를 알려주었다. 책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는 희귀한 약초들이었다. 진귀한 약초들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특효가 있었다.

그는 약초공부의 기본을 설명했다.

“산에서 약초를 직접 보고 채취를 해야 약성을 느낄 수 있네. 아무 곳에서나 약초를 채취한다고 해서 효과가 동일하지 않다네. 예를 들어 같은 학년의 수많은 학생들이 있어도 석차가 엄격하게 다른 것과 같은 이치야.”

“그러면 같은 약초라도 어느 위치에서 채취하는가에 따라 약성이 달라진다는 뜻인가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나. 똑같은 도라지라도 밭에서 키운 것과 산의 2부나 3부 등선에서 자란 것, 7부 능선에서 자란 것이 다르다네. 도라지는 산의 7부 능선에서 바람을 많이 맞고 자란 것이 효과가 좋은 것이야. 도라지 도파민의 농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라네. 그런 것을 보고 배워야 약초를 선별하는 눈을 가질 수 있다네.”


그는 가끔은 낮은 산자락에 자란 약초는 아예 캐지를 않았다.

같은 약재라도 효과가 강하지 않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승문은 그를 따라다니며 약재의 성분과 효능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

나중에는 약재를 보고 선별하는 것도 배웠다.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약재의 선별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좋은 처방이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네. 동일한 약재라도 효능이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것이 많기 때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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