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고민 1. 사주가 맞겠어? 사주로 어떻게 미래를 알 수 있겠어.
두 친구가 대낮의 골목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던 박승원과 김대성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김대성은 대학을 포기하고 이라크 사막의 공사현장을 지원했다. 공부보다는 현실성을 추구했다.
반면에 박승원은 졸업 후에 막노동을 해서 돈을 모아 대학을 진학했다.
그들은 둘 다 흙수저였고 미래는 황색 신호등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뚜렷한 꿈이나 계획이 없었다. 공통점은 무섭게 한쪽으로 파고드는 추진력과 촌놈의 뚝심이었다.
김대성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추구했다. 반면에 박승원은 이상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을 추구하기로 한 것이었다. 성향은 반대였지만 그들은 친했다.
무슨 대화를 하든 이구동성이었다.
그들은 고교졸업 후에 군대를 마치고 7년 만에 우연히 만났다.
깊은 인연은 끌어당겨지는 듯했다. 부산의 서면 뒷골목에서 책 세일즈를 하던 승원을 대성이 발견한 것이었다. 말이 필요 없는 정감이 서로의 가슴을 통과하며 흘렀다.
“이렇게 다시 만났네. 정말 반가워.”
대성은 이렇게 만날 줄 알았다는 듯이 익숙하게 승원을 대했다.
승원은 놀랐다는 듯이 대성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그러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다시 만난다잖아. 이라크 사막에서 고생한다는 말은 들었어. 군대에서도 종종 네 소식을 궁금해했지. 이젠 귀국했구나. 반갑다.”
그들은 바로 자갈치 시장으로 가서 소주 한잔을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대성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청사진을 열심히 설명했다.
승원은 그가 하는 말이면 무조건 동의하고 공감을 표했다. 비록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둘은 의기투합했다. 그동안 대성은 이라크에서 3년간 일하며 돈을 모았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하다가 그 돈을 날렸다.
젊은 혈기만 믿은 것이 문제였다.
그 후 군대를 제대하고 보험회사에서 일한다고 했다. 자갈치 시장에서 그가 주문한 횟감과 음식들은 거창했다. 승원이 왜 이렇게 많이 시키냐고 말하자 그가 월급봉투를 보여주었다.
승원은 깜짝 놀랐다. 월급봉투에 240만 원이 찍혀있었다.
당시 대학졸업자의 월급이 평균 24만 원, 공원은 10만 원 정도 했다. 비교하자면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월급이었다. 승원은 놀란 듯 눈이 커지면서 물었다.
“월급이 엄청나네. 어떻게 이 정도를 벌 수 있지?”
“보험영업을 잘하면 이 정도나 더이상도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임시로 하는 돈벌이 일뿐이야.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길을 제대로 찾아야지.”
그는 그 많은 돈을 벌고 있었음에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다.
둘은 술을 마시던 중에 미래에 대한 예측이나 운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술기운이 거나하게 올라오자 대성이 진지하게 말했다.
“수영에 아주 용한 도사가 있다고 해. 우리 한번 가서 사주나 볼까? 요즘 진로 때문에 고민이 많아.”
“에이, 무슨 사주로 미래를 알 수 있겠어? 진로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거 아냐.”
그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정말 유명하고 잘 맞춘다고 해. 내가 아는 선배가 그곳에 가서 사주를 봤는데, 사업하면 전재산 1년 안에 날아가고 감옥 간다고 했다네. 그런데 정말 사업하다가 전재산 다 날리고 감옥을 간 거야.”
“정말 그런 것을 알 수 있을까?”
승원은 반신반의했다. 대성은 그를 보며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혹시 모르잖아. 우리 같은 촌놈도 미래에 거물이 될 수도 있잖아.”
그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사주를 보러 가자고 했다.
승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다음 날 약속을 정해서 그를 따라갔다.
'과연 사주로 운명을 알 수 있을까?'
대성이 택시 안에서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난 재벌이 되고 싶어. 과연 그런 것이 나올까?"
"그거야 모르지 않겠어. 나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 같은 시골 촌놈들, 흙수저가 뭐 꿈꾸는 되겠어."
둘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은 기대감이 꿈틀거렸다.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승원의 마음에는 기대와 약간의 거부감이 대립하고 있었다.
'운명이라는 것이 정말 예정된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의지가 미래를 개척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승원의 뇌 회로를 헤집고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