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에 다니지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2025.07.05.(토)) *
(이번 글은(도?), 읽기에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 교회 다니지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어떤 작업을 하다가 수업하고 오면 노트북의 전원이 꺼져서 작성하던 파일이 날아가는 일이 자주 생겼다. 처음에는 ‘왜 그러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다시 전원을 켜고 사용했는데, 이런 일이 자꾸 생기더니 급기야 노트북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상황까지 생겼다. 어느 날 10번 넘게 전원 버튼을 눌렀으나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는 나에게 A가 말한다.
- 오늘도 노트북이 안 켜지나요?
- 네.
- 제가 해 볼게요.
A가 와서는 내 노트북을 들고 흔들기도 하고 3번을 두들기기도 했다. 약간 어이없이 바라보다가 전원을 켰는데, 이제야 전원이 들어왔다. 내가 소리 질렀다.
- 와! 드디어 전원이 들어오네요!
어깨를 으쓱하던 A가 무색하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예 멈춰버린 노트북을 결국은 포맷하기로 했다. 노트북을 맡기고 임시 노트북을 받았는데 그 노트북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설치하느라 또 시간을 쏟고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나를 보던 B가 와서 말한다.
- 그냥 내 노트북 가져가서 쓸래요? 나는 할 일 없으니까.
예상보다 빨리 포맷이 된 내 노트북을 받아서 사용하다가 오후 늦게서야 프린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무실에 있는 메인 프린터와 컬러 프린터를 설치해야 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방법으로 설치했지만, 이상하게도 잘되지 않았다. 낑낑대는 내 소리를 듣고 C가 와서 이렇게 말했다.
- 제가 해 볼게요.
그런데 컴퓨터 전문가인 C가 했는데도 무언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다시 D가 와서 말한다.
- 제가 해 볼게요.
불안했지만, D가 무언가를 막 설치한다. 그런데 역시 인쇄가 되지 않는다. D가 말한다.
- 좀 있다 E에게 부탁해요. 내 것도 E가 해 주었으니.
E가 들어와서 물었다.
- 프린터 설치하셨어요?
모든 사람이 퇴근한 금요일 오후 5시 30분이 넘어가는 때였지만, 끝까지 내 노트북 프린터를 설치하고 테스트 용지까지 확인한 뒤 C가 이렇게 외치며 나갈 때 D, E와 함께 손뼉을 쳤다.
- 이제 저는 퇴근합니다!
내가 하던 F 업무를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모두가 난처해할 때, G가 나에게 말했다.
- 그냥 내가 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H가 와서 I 업무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나에게’ 한창 이야기할 때 (갑자기) J가 말했다.
- 네네. 그렇게 할게요.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 (걱정하지 마!)
4교시 수업이 끝나고 1층 음악실을 정리한 뒤 3층 교무실까지 오면 5분에서 10분이 지나가 있는데 그 시간까지 K는 식사하러 가지 않고 나를 기다려준다. 그 옆에는 L이 있다. 내가 교무실에 들어가면 둘이 같이 외치며 일어선다.
- 왔다, 왔어.
1학년은 2교시까지만 지필고사가 있어서 시험 감독도 2교시까지만 하게 되지만, 가끔 3교시를 하는 선생님도 계신다. 작년에 내가 그런 일이 있었는데 3교시 감독을 하고 왔더니 모든 사람이 식사해서 나 혼자 내려가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다른 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했지만, 조금 속상했다. 이번 시험에 M이 3교시 감독이 있다며 툴툴거리기에 내가 말했다.
- 내가 기다려줄게.
작년의 나처럼 혼자 먹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수도 없이 나를 기다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글을 읽었다.
- You are the average of the five people you spend the most time with.
(Jim Rohn)
직역하면 이런 뜻이다.
- 당신은 당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다.
성격도 취향도 너무도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어떤 사람과 잘 맞고 어떤 것을 불편해하는지를 점점 알아가고 있다. 나는 M 분야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그쪽만 추구했었는데 지금의 나를 보면 M이 아니라 N이 나에게 맞는 것이었다. M을 생각하느라 N은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왜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인 걸까.
아주 오래전에 O 업무 관련, 한바탕 일이 있고 나서, P가 이렇게 외쳤다.
- 교회 다니지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이 말은 들은 Q가 말했다.
- 교회에 다니는 착한 사람도 있지 않나요?
R이 이어서 말했다.
- 없어요, 없어.
내 주변에 있는 5명, 주 5일 중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는 5명은, 무척 좋은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평균이 ‘나’라는 사람이라면, 그건 잘못된 사실이다. 그들이 나에게 베풀었던 그 수많은 일들을 나열하려면 이 지면이 부족하다. 내가 기억하는 일 중 짧게 기록해도 될만한 것들을 추려보았다. 그들이 교회에 다니기는 하겠지만, 신실한지는 모르겠다. 하하. 하지만, 친절하고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들인 것은 분명하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면들을 가지고 있어서 나에게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 네가 교회에 다니는 것이, 내 삶과 무슨 상관이 있어?
언젠가 담임을 할 때, 우리 반 S가 T에게 한 말이다. S는 무신론자였지만 성실하고 배려심 많은 아이였고, T는 그냥 교회에 다니는 철부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교회에 다닌다고 모두 다 훌륭한 사람인 것이 아니지만, 무신론자들은 인품 또한 다르기를 원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개인의 구원보다, 일단은 인품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교회를 다니는 사람의 인품이 서서히 달라지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거나 변화가 되지 않거나 때때로 더 안 좋아지기도 한다. 변화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완성품’을 원하지만 살아생전 ‘완성된 인품’은 불가능하다.
사람이 바뀌는 것이 가능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를 보면 아니까. 바뀌지 않는다. 아쉽게도. 그냥 나의 성격 그대로인 채 교회에 다니는 것일 뿐. 그래서 착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교회에 다니고 다니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미안하게도.
- 교회 다니지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내 주변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는 나의 생활에서, 즉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은 모두 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인 나로서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에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하다.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과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다. 5명이 아니어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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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학년도 1학기 2차 지필고사가 끝난 뒤,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았다. 코로나 이전 2020년도까지 1년에 4번의 지필고사가 끝나는 날 진행하던 우리 반만의 ‘특별 행사’인데, 5년 만에 진행하려니 조금 생소하고 힘들었다.
이미 5월에 계획되어 있는 행사였는데, 1기 졸업생 중 상록학사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위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며 갑자기 일정이 정해져서 아쉽게도 그 자리에는 가지 못했다.
급식이 없는 날이어서 U 식당에서 함께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V 영화관에서 W 영화를 보았다. 다행인 것은, 짜장면이 무척 맛있었고, 탕수육은 더 맛있었으며, 2시간이 넘는 영화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는 것! 그중에 X와 Y는 영화를 보면서 울기도 했다는 것! 나는 내내 졸았는데 말이다. 하하. 아마도 앞으로 내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 우리 반 애들이랑 짜장면 먹었는데!
- 우리 반 애들이랑 탕수육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어!
- 우리 반 아이들 모두 함께 영화관 갔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 나중에, 2025년 7월 4일(금)에 1학년 3반 친구들과 함께했다는 것을 기억하기를요!
교회에 다니건 다니지 않건, 또 무엇을 먹었고 어떤 영화를 보았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함께 했다는 것이 중요하니깐. 30명의 평균이 우리 아이들 수준이라면, 아마도 최상위권일 듯!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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