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one! Vision! Expert! *

*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by clavecin

*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2025.07.19.(토)) *


-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5년 전부터 매년 7월 여름방학 시작할 즈음에 오는 A 팀의 공연(?)이 있었다. 항상 객석의 불을 다 끄고 진행하기에 선생님들이 불편해하는 팀이기도 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객석의 불이 다 꺼져 있는데 음악 소리는 쩌렁쩌렁 울려대니 들어오시던 선생님들께서 놀라서 다시 나가셨다. 음악은 귀를 틀어막고 싶을 정도로 너무 시끄러워서 아래층에 있는 3학년들이 힘들다며 올라와 있기도 했다. 불이 꺼져 있으니,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그 시끄러움 속에서 길게 누워서 자는 신기한 아이들도 많았다. 이런 공연이 맞지 않는 아이들은 밖에 나가서 방황하고 있기도 했다. 매년 이 공연을 경험한 선생님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했다.


- 문제점을 이야기했는데도, 왜 자꾸 오는 거지??


너무 웽웽거렸던 음악이 끝나고 B가 설교를 하는데, 그렇게 요란하던 음악 소리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을 한다.


- 우리는 너무 소란스러운 것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주변의 잡다하고 시끄러운 것들을 다 없애고 조용히 침묵해 보십시오!


나는 저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웃을 뻔했다.


- 아니, 방금 1분 전까지의 음악을 잊은 건가?


1교시의 공연과 말씀이 끝나고 곧바로 있었던 2교시의 C 학급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 어떤 단어가 기억에 남았을까요??


아이들은 이렇게 외쳤다.


-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그랬다. B는 이런 말들을 했다.


- It's okay to be alone! (혼자여도 괜찮습니다!)

- Vision을 품으세요!

- 하루 20분의 습관을 들이십시오!

- Expert!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A 팀의 음악은 정말 너무너무 불편했지만, 그날따라 B의 메시지는 귀에 쏙 들어왔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유독 이 말이 기억에 더 남는다고 했다.


- Alone!


B는 이렇게 말했다.


- 다윗도 혼자일 때 비전을 발견했습니다. 혼자여도 괜찮습니다! 혼자일 때 하나님께서 비전을 주십니다.


2020년 코로나 이전까지 콘서트 콰이어라는 합창단 동아리를 이끌며 2019년에 14회 정기연주회까지 진행했었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니 합창단이 정리가 되었고 그 이후는 학년 부장을 하면서 동아리 활동을 멈추었다. 그러던 중 올해 수업에 집중하면서 피아노 잘 치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 아이들을 모아서 연주회를 하고 싶다는 (작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실 우리 학교는 개교 이래로 곳곳에서 음악 활동이 많았고 음악을 잘하는 학생들도 많아서 ‘예고’라는 별칭이 붙어있는 학교다. 하지만, 합창을 좋아하는 내가 합창 동아리에 집중했기에 그토록 많았던 음악 영재들의 개별 연주회는 꿈도 꾸지 않았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왜 유독 이 아이들이 보였을까? 돌아보니 피아노 실력이 출중한 아이들이 늘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아이가 있었던 해는 없었던 것 같았다.

3월 초에 시작된 이 생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습게도) ‘돈’이 있어야 했다. 음악회를 하나 하려면 이것저것 갖춰야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돈을 들이고 싶었던 부분은 딱 하나였다. 음악회에 관여한 아이들을 먹이는 것이었다. 연주자, 방송반 그리고 스태프 등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짜로 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의 먹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나와 일을 해 본 사람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하기 전에도 먹어야 하고, 일하면서도 먹어야 하며, 끝나고 나서도 먹어야 한다. 하하.

무슨 행사가 있으면 떡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장 먼저 떡집에 연락했고, 현수막이나 배너 정도는 있으면 좋을 것 같았으며, 포스터나 팸플릿은 컬러 프린트로 인쇄해도 될 것 같았다. 특히 포스터는 학생들이 디자인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공지했고 순식간에 아이들의 작품이 모였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 연주자와 포스터를 제작한 아이들에게 매점 이용권을 주어서 연주회를 위해서 수고했던 그 시간에 대한 보상과 작은 격려를 해 주고 싶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내년도 일을 계획해서 예산을 미리 신청했던 일이 아니었기에 예산이 단 한 푼도 없었는데, 어떻게 수급이 되지 않으면 내 돈으로라도 할 생각이었다. 뭐 이 정도는 내가 충당할 수 있으니까. 하하. 이런저런 걱정을 하던 중 옆에 있던 D에게 물었다.


- D! 혹시 E 부서의 예산으로 도와 줄 수 있어요?


내 말을 들은 D는 단번에 말했다.


- 갖다 쓰세요!


너무도 금방 말하는 D에게 내가 외쳤다.


- 아니, 그렇게 착해 빠져서 어떻게 해요!

- 하하하!


나의 예산 계획을 들은 D는 심지어 이렇게 덧붙였다.


- 아이들 간식비를 좀 더 올리지 그래요? 더 줄게요.


3월에 내 마음에 작게 떨어진 씨앗 하나가 멋지게 꽃을 피운 시간이 이번 주 목요일에 있었다. (착해 빠진) D의 선심이 없었다면, 이 음악회는 진행될 수 없었다. 음악회를 관람했던 F와 G가 말했다.


- 이렇게 멋진 음악회라니!

- 내년에는 전교생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해 줄게!


음악을 전공하는 아이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진 연주 실력을 갖춘 아이들이 많았다. 나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정말 아까운 인재들이었다. 저 자그마한 손으로 저렇게 어려운 패시지를 저렇게 빨리 연주하다니! 역시 음악회를 열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B가 던졌던 ‘Alone! Vision! 20 Minute! Expert!’는 누구에게나 해당하지만, 특히 음악을 하는 사람 특히,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더 맞는 말이다. 악기 연습을 하는 사람만큼 철저하게 ‘혼자’를 경험하는 사람이 있을까. 또 하루 20분을 넘어 수없이 연습하고 반복하면 어느새 ‘Expert(전문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말해본다.


- 혼자여도 괜찮아. 아니, 혼자인 것이 더 좋을 수 있어. 혼자일 때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거든. 그 생각이 비전, 꿈이 될 거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20분은 투자해 보자. 그 이상이면 더 좋겠지. 꼭 전문가가 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무언가 매일, 매주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거야!


11명의 연주자, 20명의 방송반, 11명의 스태프 그리고 4명의 포스터 디자이너, 총 46명의 학생과 함께했던 일명 ‘클래식 뮤직풀’. 만약 여력이 된다면 2학기에도 한 번 더. 아니면 내년 7월에 더 멋지게 올릴 수 있겠지? 이 꿈이 좀 더 제대로 영글어지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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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7.(목))에 있었던 클래식 뮤직풀 공연.

- https://www.youtube.com/watch?v=NoVJetTfcjg



21. alon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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