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진혁 Jan 13. 2022

결국 우리는 비슷한 사람과 서로 사랑하게 되어 있으니까

나에게 찾아올 사람

사람은 대개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서 연애하고 싶어한다. 나보다 인물 좋은 사람을 원하고 나보다 능력이 좋은 사람을 원한다. 하지만 그게 욕심이라면 적어도 비슷한 사람은 만나고 싶어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싫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따지게 된다.


살아온 세월이 다른 만큼 완전히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사람이 가진 심보라는 게 그렇다. 그래서 더치페이에 목숨을 걸고 받은 만큼은 해줘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많은 경우에, 알고 보면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고 있다. 이것도 저것도 다 비슷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이게 부족한 점이면 상대방은 비교적 이게 나은 점이고, 내가 이게 좀 나은 점이면 상대방은 비교적 이게 좀 부족한 점이 있는, 다소 상대적인 형태로 어느 정도의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


10대나 20대 때 어렸던 자신과 연애해서 그렇게 싸웠던 사람은 사실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내 수준도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일일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더 큰 사랑을 받을 수가 없다. 아주 비극적인 일이 아니고서야 남 탓에 앞서 자기 탓을 할 일들이 더 많다. 받아들이기 싫을 수도 있지만 본인이 판단한 상대방의 수준이 내 수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사람들은 헤어진다.


상대방의 수준을 내 수준으로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헤어지느냐 마느냐도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단지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느냐가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느냐의 바로미터일 뿐이다.


결국 우리는 비슷한 사람과 서로 사랑하게 되어 있으니까.

이전 04화 너의 상처도 나의 상처처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