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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당호수 나동선 Sep 29. 2021

세상의 가장 공정한 잣대

        2020.4.24 현재 유엔의 정회원 국가수는 193개국이다. 이 국가들 중에 세계 최고 선진국을 꼽는다면 당연 미국일 것이다. 그다음으로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소위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선진국들이 될 것이다. 이런 선진국의 기준은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서 행정시스템의 우월성, 국민 개개인의 소득, 교육 수준, 민주주의 성숙도, 공공 청렴지수, 시민의식 수준 그리고 언론자유지수 등이 될 것이다. 그러면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은 어떤 나라일까? 이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는 그 평가요소에 인위적인 사항이 많이 포함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인위적인 요소를 완벽히 제거하고 한 나라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가장 공정하게 젤 수 있는 잣대는 없을까? 


        작년 말부터 코로나-19란 신종 바이러스가 중국을 시발로 전 세계에 대유행(팬데믹)하고 있다. 구글의 <COVID-19 실시간 상황판>에 따르면 2020. 4. 24 현재 전 세계 확진자는 269만 명이고, 사망자는 19만 명이다. 그중 미국은 확진자가 88만 명 사망자가 5만 명으로 가장 많고 매일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영국 프랑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다음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소위 선진국이니 강대국이니 하는 순위가 불명예스러운 확진자 순위와 같게 된 모양새다. 한 때 중국 다음으로 많았던 우리나라는 동일기준 확진자가 10,708명이고 사망자는 240명으로 이제는 일일 확진자가 거의 10명 내외로 안정되어 가는 중이다. 


        세계 어느 나라 예외 없이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무섭게 덮쳐오자 세상 모든 사람들은 공포심으로 전율하고 있다. 식료품은 말할 것도 없고 마스크 하며 심지어 화장지까지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고 품귀현상마저 심각하다고 한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넘쳐나는 시신들로 화장이나 매장조차도 제 때에 못하고 있다. 여기서 인간 존엄을 논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세계 최강국이요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민낯을 보는 것은 물론이요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부실 대응을 우리는 매일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이웃 나라인 일본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혼란에 빠진 방역체계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지도자들의 행태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시민의식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한, 믿을 수 없이 질 낮은 수준이었다. 소위 선진국들의 행정 대응능력, 의료시스템 수준, 시민의식 등이 너무나도 저급한 현실로 실시간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020.4.21자 기사에서 "독일 주요 언론들은 한국을 코로나19 대응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신속한 검사, 감염자 및 접촉자 추적관리,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등에 대해 호평해 왔다. 독일 내무부의 코로나19 대응전략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다고 명시하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또 2020.4.23자 머니투데이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성공적인 한국에 대한 호평이 전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 정가,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보수 진영에서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대표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잇따른 분석 작업을 통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대응, 위기관리, 경제조치, 총선 실시, 사회안정 등 모든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모범국으로 조명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공공의 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괴물이 세계 모든 나라를 동시에 뒤덮고 있는 모습이다. 그 대응과 수습에 따른 각 나라의 강점과 약점, 진실과 허상이 무엇인지를 밝혀주는 한 편의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각국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어떻게 대응하고 수습하는지에 대한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선수이자 관객이 되어 동시에 코로나 19 탈출 경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 19라는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에 의해 모든 나라가 일시에 종합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구 상 모든 국가가 참가한 「코로나 19 탈출 세계 올림픽 대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한 나라의 대응과 수습 총역량이 평가결과에 반영되어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라는 객관적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는 경제력만으로도 국방력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의료시스템 등 한 나라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이다. 이 측정에는 어떠한 인위적인 요소도 가감될 수 없다. 코로나 19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평가 잣대가 된 것이다. 


        이 대유행이 아직은 진행 중이나 그 숫자는 현재 시점의 평가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최소한 지금 현시점에서는 말이다. 그 결과는 어느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모든 면에서 세계의 롤모델이 되고 모범이 되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한 G7 국가나 스웨덴 등 유럽의 복지국가들이 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세상의 가장 공정한 잣대는 한국이 롤모델이고 모범이 되는 선진국이라고 평가한다.

 

        사실 우리는 미국 등 서양 세계나 일본을 동경하며 열등의식 속에 살아왔다. 우리 위치를 가름해 볼 여지도 없이 4대 강국에 둘러싸여 미운 오리 새끼로 오직 쉼 없이 위만 보며 달려왔다.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는 그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의 머리글에 이렇게 썼다. "대한민국이 지난 30년간 만들어낸 흔적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면 우리는 분명히 잘할 수 있습니다.......  조선 중공업 철강 등에서 줄줄이 세계 1위를 달성하고 자동차 산업도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벨화학상, 물리학상 하나 못 받은 나라에서 첨단 나노기술의 종합예술이라는 반도체 산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세계의 찬사를 받으며 롤모델이 되고, 모범국이 된 것이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선진국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 모든 나라들이 우리더러 “넌 백조야!, 네가 바로 백조라고! 네가 선진국이라니까!”를 외치고 있다. 아니 우리가 백조였다고?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이제야 주위를 살펴보니 부자라고 으스대고, 큰 칼 찼다고 꽤~액~꽥 소리만 지르는 오리들로만 가득하다. 

 

        설마 꿈은 아니겠지?  비로소 세상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하늘은 높고 세상은 끝이 없다. 우리가 세상의 표준을 만들고 리드해 나가자. 공정한 잣대는 우리더러 "더 우아하고 더 국격 있게 더 높이 날라"고 외치고 있다. 소리만 요란한 오리의 세상 말고 세계를 리드하는 백조의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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