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는 하루하루가 낯설다.
누가 물으면 능청스레, 능숙하게 답하지만
돌아서는 입 맛은 쓰다.
수년, 십수 년 보아온 오늘이
그 십수 년 전과 같아 또 낯설다.
시간이 지나 모두 익숙해지리라는 기대
아직도 못 채우고 있는 걸 보면
아들아, 아빠는 아마 이방인인가 보다.
매일매일 익숙하게, 살갑게 웃음으로
응대하지만 가슴에 손대 보니
뭐 하나 잡히지 않아.
그래서, 그래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항상
그리운 아빠는 매일 마주하는 오늘이
또 낯설은가 보다.
얼굴 마주하고 할 말이 또 쌓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