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이유

바라 봄에 관한 이야기

by 감자밭

사는거 뭐 별거 없다마는, 예전부터 느낌적인 느낌으로다 알고는 있었다마는 요즘들어 '나도 참 별 볼일 없다'라고 느낄 때가 많다.


문득 궁금하다. 별 볼일 없는 나를 우리 식구들은 왜 뭐 볼거 있는 것 처럼 봐 줄까..


궁극의 그 질문. '가족은 왜 나를 사랑하는가?'


인★그램 뒤지다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 애기 응가통에 응가하고 쉬하고 너무 이뻐^^"

어느 부모의 사랑 고백..


그렇다.


사랑이란 똥싸라고 만들어준 통에 똥만 싸도 이뻐 보이는 그런 거시었따.

순간 식구들에게 더 사랑받고 싶어 똥을 야무지게 한번 잘 싸볼까 했다마는, 태생이 꼼꼼하고 몹시 똑똑한 나는 똥을 싸야 이뻐 보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간파하였다.


인간의 몸을 가졌으나 혈중 알콩 농도로 인하여 굳이 사족보행을 해도, 밥 잘 먹고 똥만 잘 싸도, 바라보니 좀 난해한 얼굴생김에 헛웃음이 나오고 그 김에 뱃살도 '안녕'하고 옷 사이로 삐져나와도 우리는 사랑하는 거시였따.


어릴적 엄마는 내가 지* 옆차기를 해도 진심으로 화내지는 않으셨다.

밥 안먹으면 불 같이 화를 내셨드랬다.

아들놈이 좀 모자라도 그 입구녕에 밥술 들어가야 이쁘니까. 그 모습을 보아야 안심이니까.


사랑이라는 그 '바라 봄' 말이다.

서로 바라 보는 그 행위와 그래서 느껴지는 그 안도감과 행복함..


아~ 사랑한다 우리 가족.

거기 내가 바라 볼 수 있는 그곳에 있어줘서, 숨 쉬는 매 순간 내 머릿 속에 있어 꺼내 볼 수 있어서.

숨 쉬기 운동들 잘 하고, 오래도록 서로 바라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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