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부쳐 - 세금, 그 30년의 기록
책머리에 부쳐 - 세금, 그 30년의 기록
저는 평생을 대한민국 국세청의 한 구석에서 세금과 함께 살아온 공무원입니다. 30년 전, 풋풋한 9급 공무원으로 첫발을 디딘 후, 작년에서야 비로소 사무관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길고 지루했을지 모를 이 30년이라는 세월은, 저에게는 때로는 치열하고, 때로는 감동적이며, 때로는 가슴 아픈 수많은 ‘세금 이야기’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국세청에서 보낸 시간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습니다. 세금이라는 렌즈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납세자와 세무 공무원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억울함을 호소하는 눈물, 성실 납세의 기쁨, 그리고 법망을 피하려는 교묘한 시도들까지. 이 모든 것이 저의 30년을 채운 생생한 현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세금'은 여전히 어렵고, 까다롭고, 때로는 피하고 싶은 존재일 것입니다. 복잡한 세법 조항과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세금에 대한 오해와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는 이 30년 동안의 경험이 단지 저 개인의 기록으로만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이 책, ‘소설 같은 세금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 책은 딱딱한 세법 교과서가 아닙니다. 제가 국세청에서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소설을 읽듯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모음입니다. 9급 신입 시절의 실수와 깨달음부터, 기업 조사 과정에서의 숨 막히는 순간들, 그리고 세금으로 인해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펼쳐질 이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은 자연스럽게 세법의 원리와 세무 행정의 역할,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이해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어렵고 까다롭기만 했던 세금 이야기가 한 편의 드라마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 연재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세금이라는 주제로 소통하고, 세금에 대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독자 여러분의 일상에 작은 재미와 유익함을 선사하기를 희망하며, 30년 공직 생활의 진심을 담아 첫인사를 올립니다.
이제부터 저의 '소설 같은 세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