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반 전원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차출되다

(단편소설) 조사국 24시 - 6

by 하기

저승사자반 전원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차출되다


“김 조사관 서고에서 2001년 전표철 모두 갖고 와요.” 이규종 사무관은 나에게 말했다. 벌써 1주일째 이 사무관은 A법인의 전표철을 갖고 씨름 중이었다. 당초 차명계좌를 통해서 수입금액 누락을 적출하고자 했던 조사의 방향은 영치 착수 시 차명계좌를 법인 경리부장이 폐기하는 데 성공하여 경비 부인 쪽으로 모아졌다.


이 사무관이 전표철을 확인한 후 문제가 있는 전표를 접어주면 내가 엑셀로 정리하는 작업이 일주일간 반복됐다. 유현도 반장과 이기균 차장, 서희주 팀원은 서울지방검찰청에 대기업 금융추적조사 협조 의뢰를 받아 당분간 서초동 검찰청으로 출근하는 바람에 A법인에 대한 조사는 이사무관과 정기동 반장,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5년간 증빙불비 경비처리금액이 얼마나 되지?” 이사무관은 나에게 물었다. “총 30억 정도 됩니다.”“저번에 A법인 자재창고에서 장부상 재고와 시재와의 차액이 20억 정도 됐다고 했나?”“네, 장부상 재고 누락액이 20억이었습니다.”라고 나는 대답했다.


사실 탈세제보서에 제보자가 비밀장부로 언급한 차명계좌 상 수입금액 누락이 30억 정도였는데 차명계좌를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50억 가까운 적출 금액이 나왔으니 비밀장부를 우걱우걱 씹어 먹은 경리부장의 노고도 헛되어 버린 결과가 되었다.


이사무관은 퇴근하면서 “정 반장과 김 조사관 그동안 수고했어요. 우리 반이 고생한 덕분에 조사실적이 좋게 나왔으니 내가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장님에게 말해둘게.” “아닙니다. 사무관님이 가장 애쓰셨는데요. 우리가 뭐 한 일이 있나요? 포상을 줘야 한다면 승진을 앞둔 김규현 씨를 추천해주세요. 저는 저번에 청장상을 받아서...” 정기동 반장이 나에게 포상을 양보하자 “그래. 정반장 의견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김규현 조사관 형님이 양보했으니 고마워해야 돼.”하며 이사무관은 퇴근했다.


이사무관이 퇴근하고 정 반장과 나도 퇴근을 위해서 서류를 캐비닛에 넣고 사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사무실 전화벨이 울린다. 서희주 팀원이었다. “김 조사관님. 아무래도 내일부터 이곳 검찰청으로 출근해야겠어요. H법인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면서 금융추적 때문에 국세청 직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검사가 요청해서 우리 4-4-4반 전원이 검찰 수사에 차출되는 것 같아요.”하고 급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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