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국 신참, 동호회에서 연인을 만나다

(단편소설) 조사국 24시 - 5

by 하기

조사국 신참, 동호회에서 연인을 만나다


세영이와 처음 만난 건 인라인 동호회를 통해서였다. 올해 큰형이 장가를 가면서 형님과 같이 살던 나는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게 되었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자유시간을 많이 가지게 된 나는 주말에 취미인 인라인을 동호회 회원들과 같이 타면서 로드의 즐거움을 즐기게 되었다. 한강변의 바람을 가르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독신생활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영이는 인라인 동호회에 가입한 후 아직 스케이트가 익숙하지 않아 숙련자인 내가 인라인 자세와 주법을 가르쳐 주면서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하얗고 작은 얼굴에 내가 좋아하는 아담한 몸매를 가진 세영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일부러 세영의 강습을 내가 하겠다고 나선 것도 한몫을 했다. 나의 이런 적극적인 태도에 세영도 환한 미소로 화답해 주었고 강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같아 세영과의 시간은 늘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동호회 뒤풀이를 하고 귀가하던 날 난 세영의 집 앞에서 꽃을 사서 그녀에게 주며 정식으로 사귀자고 프러포즈를 했다. 세영은 미소로서 프러포즈를 받아 주었고 그날 우리는 세영의 아파트 놀이터 벤치에서 첫 키스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백일이 지나고 나는 오늘 세영에게 줄 커플링을 종로에 있는 금은방에서 맞춤 제작하였다. 각 반지에는 김규현과 주세영의 약자인 kkh와 jsy를 하트와 함께 새겨 넣었다.


나는 약속 장소인 세영의 집 앞 카페 광수생각으로 들어섰다. 세영과 만나면 항상 가곤 하던 카페인데 구석에 우리만의 공간이 있었다. 그 자리에 앉아 5분쯤 기다리자 세영이 들어온다. 청자켓에 주홍 치마를 입은 세영은 오늘따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세영이 자리에 앉자 우리는 커피를 주문하고 사랑스럽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세영이가 시킨 아메리카노와 나의 카페라테가 나온 후 난 세영의 옆자리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세영아. 이거 우리 백일을 기념하여 준비했어.”


나는 청색 벨벳으로 만든 반지 상자에서 반지를 꺼내어 세영의 손가락에 끼워 주었다.


“어머. 너무 예쁘다. 난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괜찮아. 대신 이 커플링 내가 결혼반지 끼워줄 때까지 손가락에서 빼면 안 돼. 그럼 배신이야.”하며 말했다.


“너무 구속하는 것 아니야.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데...”


살짝 정색을 하는 세영이에게 우리 사이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나는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며 세영이의 말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가락에서 그 반지를 뺄 것이라고는 그 순간에는 1%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세영이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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