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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대성당

쾰른

by 돌레인

10. 18. 토


아들과 함께 쾰른과 뒤셀도르프에 다녀올 계획이라 아주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새벽일을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던 나잇 타임 직원이 인사를 건네 왔다. 그는 젊고 키가 엄청 컸는데 어느 배우를 닮은 귀여운 인상이었다.


아침까지 맛있게 먹었는데, 어쩌다 내 아이폰이 먹통이 되었다. 그간 쓴 데이터량을 조회하려면 유심칩에 적혀 있는 일련번호가 필요해 빼다 보니 그 사달이 난 거다. 활성화시키려는데 숙소 와이파이에도 잘 안 붙어 안달복달하는 사이 예정된 기차 시간이 다가와 할 수 없이 역으로 서둘러 나갔다. 그런데 월요일까지 철도 파업이란다. 제대로 계 탄 날이었다. 그냥 마음을 비워야 하는 날인 듯싶었다. 다행히 아들의 스마트폰은 되었으니까 말이다.


다행히 기차가 제 시각에 들어왔다. 레일 패스를 쓰는 날이라 모든 대중교통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에센에서 쾰른까지는 약 1시간 거리인데, 꾸벅꾸벅 졸다 깨니 역에 도착했다. 여행 첫날 야경으로 살짝 본 역 옆의 위엄스러운 대성당의 모습에 눈만 휘둥그레졌던 게 생각났다.


우선 귀여운 초콜릿 열차(1인당 6유로)를 타고 쾰른 시내를 돌기로 했다. 열차는 울퉁불퉁한 좁은 인도를 덜컹거리며 지나면서 이곳저곳의 명소들을 독어와 영어로 자동 안내해 줬다. 엉덩이가 은근히 아파왔다.




열차는 중간 정거장인 초콜릿 박물관에 정차했다. 초콜릿을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는데 입장료에 초콜릿 한 갯값이 포함되어 있어 꽤 비싼 편이라 우린 패스했다. 곧바로 전망대에 올라 라인강을 감상했다. 바람이 좀 불었으나 상쾌했다. 마침 쾰른과 뒤셀도르프 사이를 다니는 유람선이 지나갔다. 우리도 원래는 코블렌츠에서 하이델베르크까지 라인강 유람선을 타고 가려고 계획했으나 추울 것 같아 기차로 변경했던 거다.



쾰른 대성당(왼쪽)과 라인강 위를 가로지르는 호엔촐레른 철교가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기차가 철교 위를 아주 조심스레 건너서 이곳 풍광을 기차 안에서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드디어 그 유명한 쾰른 대성당을 영접했다!! 과연 명성 그대로 거대하고 웅장한 대성당 앞에 우리 모자는 압도되었다. 대성당 곳곳에 조각되어 있는 상들만 일일이 봐도 시간이 모자랄 듯했다. 고딕 양식의 오래된 대성당의 위엄에 그저 몸 둘 바를 몰랐다.


안으로 들어서니 드높은 천장을 보기 위해 한껏 머리를 뒤로 젖혀야 했다. 성당 미사가 한창이어서 더 앞으로 갈 수 없었으나, 보고팠던 세 명의 동방박사 무덤은 멀찍이서나마 바라볼 수 있었다.




한참 성당 안을 입을 벌린 채 둘러본 후 바로 옆 로마-게르만 미술관을 찾아갔으나 화장실만 들렀다. 독일에 무슨 로마냐며 아들이 영 신통치 않아해서였는데, 나중에 독일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게 된 아들은 그때 가보지 못한 걸 몹시 후회했다. 아들은 언젠가 가볼 기회는 있을 거다...ㅠㅠ


로마-게르만 박물관에서 구입한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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