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
10. 22. 수
아우크스부르크는 도착한 날부터 계속 비였다. 원래 레고랜드로 가려던 이날의 계획을 비교적 비가 덜 온다는 다음 날로 변경했다. 다 남편의 코치 덕분이다.
이날은 벼르던 삶은 달걀을 깨 먹은 날이기도 했다. 먹는 방법은... 나이프로 달걀 윗부분을 톡톡 돌려가며 깬다. 껍질의 윗부분을 열어 작은 수저로 속까지 퍼먹는다. 원형 그대로 남긴다... 우워~ 미춰버리는 줄 알았다! 양머리에다 퍽퍽 깨 먹는 우리나라 찜질방 문화 보급이 시급했다. 달걀 하나 먹기가 어찌나 까다롭던지!!
아침을 먹고 아들과 시내 투어를 나서려는데, 아들이 하루 푹 쉬고 싶다고 해서 바로 옆에 있는 푸거라이만 같이 다녀온 뒤 각자 행동하기로 했다.
'야콥 푸거'는 1500년대 활동했던 당대 유럽 최고의 부자다. 자신의 돈으로 빈민을 위한 구제 시설을 지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의 공짜로 임대해준 곳이 바로 '푸거라이'다. 현재도 그런 푸거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들이 이 마을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어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일반 집은 구경할 수 없어도 집 한 채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외부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중 아우크스부르크가 폭격당할 당시 주민들이 피신했던 지하 벙커도 구경했는데, 그날의 상황을 재현해 놓아 온몸에 소름이 다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