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서울관
최정화는 플라스틱 바구니, 돼지저금통, 빗자루, 풍선 등 일상에서 소비되는 흔하고 저렴한 때로는 버려진 소모품을 활용하여 다양한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이다.
전시장 입구에 ‘번쩍번쩍’ 놓여있는 기둥들에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가 먼저 반응했다.
웨딩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 기둥들은 그리스 신전의 기둥 양식인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을 적절하게 섞어놓았다. 처음엔 눈길을 확 잡아끌었으나 찬찬히 보고 있자니 깊이 없는 조잡함이 느껴졌다. 천박한 화려함... 작가의 의도이기도 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니 간헐적으로 켜지는 조명을 받은 갖가지 모양의 탑들이 조용히 서 있었다.
하나씩 살펴보니 재료들이 참 재미있다. 나무 채반, 플라스틱 병뚜껑, 장난감 구슬 등... 과연 가까이 보아야 더 잘 알게 되는 작품들이다.
하얀 천에 비친 탑들의 그림자 길을 걷고 있자니 고요한 숲속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내게 작가의 ‘꽃, 숲’의 의미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곳이었다.
다음 전시실엔 한 무더기의 왕관들이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힘겹게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세월호 침몰로 생을 달리한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어린 꽃>이다.
녹슨 바퀴 위에 낡은 무쇠솥과 인도 도자기가 차례로 올려져 있고, 맨 위는 막걸리 잔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시공을 초월한 멋진 조화였다.
중국 각지에서 수집한 나무 빨래판이다. 멀찍이서 보니 빨래판의 물결이 리듬감 있게 물결치고 있었다.
이 작품은 한참을 찾다가 안내인에게 묻기까지 했다...>.<
우리네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기들도 이렇게 작품이 될 수 있다.
한편엔 다양한 플라스틱 재료들로 관람객들이 직접 쌓아보는 코너가 있다. 산을 오르다 작은 돌멩이들로 탑을 쌓아보는 듯한 재미있는 분위기였다.
미술관 마당엔 거대한 꽃이 피어 있다.
이 역시 가까이에서 보면 재료들에 함박 웃음꽃이 핀다. 각지에서 모은 각종 밥그릇, 국그릇, 냄비에 프라이팬들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모이자 모으자’로 만든 <민(民)들(士)레(來)>다.
‘눈부시게 하찮은’ 최정화의 미술은 이렇듯 어렵지 않다. 관람객들이 느끼는 그대로가 예술이라고 그는 말한다.
당신의 생각이 올바릅니다.
자신감만 가지세요.
- 최정화 -
넵!! 한껏 자신감을 가졌으나 이어진 예술 강좌에서 또다시 기가 꺾여버렸다...ㅠㅠ
블로그에 올렸던 예전 전시회 감상글을 정리하려 브런치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