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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리큐 은사정원

둘째 날

by 돌레인

2023. 10. 30(월)



6시, 평소처럼 눈이 떠졌는데 창밖은 이미 밝아 있었다. 한국보다 일출과 일몰 시간이 1시간 빨라 오후 5시면 벌써 어두워진다. 15분 스트레칭으로 시원하게 몸을 푼 후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갔다.

사진 출처 : 토요코인

무료로 제공되는 토요코인의 아침은 주로 삼각 김밥인데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 외 미소시루와 주스 그리고 빵과 커피도 양껏 먹을 수 있다.

우메보시와 참치 마요가 든 삼각 김밥 두 개랑 미소시루와 오렌지 주스를 가지고 방으로 올라와 TV를 보며 먹었다.


오늘이 할로윈이라 그런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뉴스를 특집으로 내고 있었다. 올해도 열린 이케부쿠로의 할로윈 코스프레 페스티벌을 조명하며 일본도 경각심을 가지자는 의도였다. 월드 스타가 되었으나 마약 혐의로 추락한 이선균과 지드래곤 뉴스도 다루고 있었다.

월요일 러시아워가 지났을 9시 즈음 호텔을 나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가까운 세븐 일레븐에 들어가 PASMO 충전을 했다. 역시 키오스크로 하는 거였으나 점원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예전엔 스이카를 이용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거다. 출입구에 들어가거나 나갈 때 IC 카드라고 쓰인 곳에 터치만 해도 인식이 되었는데 굳이 화면을 켜지 않아도 되었다.




히비야선을 타고 히가시긴자 역에서 내려 15분을 걸어가 목적지인 ‘하마리큐 은사정원’에 갔다.

하마리큐 은사정원(浜離宮恩賜庭園)은 도쿠가와 쇼군가의 정원으로,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인공 정원이다. 도쿄만의 수위 변화에 따라 수문을 여닫아 연못 물을 조정하는 ‘조수 연못’이란 점이 특징이다.


꽃밭엔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 있었는데, 새파란 하늘 아래 색이 더 선명해 보였다.


너른 연못 한가운데 있는 찻집에 가는 것이 오전의 목적이어서 구글 지도를 따라 연못 위에 놓인 지그재그 다리를 건너갔다.


이름도 섬 가운데 찻집이란 뜻의 ‘나카지마노 오차야(中島の御茶屋)’다.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나무 열쇠를 챙긴 후 카운터에서 말차와 랜덤으로 나오는 화과자(850엔)를 주문해 번호표를 받았다. 실내화를 신고 밖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기다리자니 누구 코에 붙일지 모를 아주 작고 앙증맞은 화과자가 나왔다. きれいですね!!(예쁘네요) 칭찬해 주고선 조금씩 깎아 먹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오전인데도 햇살이 따가워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관광버스로 싣고 온 단체 서양 관광객들도 많아져 서둘러 둘러 보기로 했다.


찻집의 반대쪽으로 건너가니 실제 타고 다닐 수 있는 쪽배 하나가 매여 있었다.


정원 끝 쪽에 도쿄만이 흐르고, 건너편엔 오다이바로 이어진 츠키지 대교가 보였다. 반대쪽엔 레인보우 브릿지도 보였을 터다.


찻집이 보이는 작은 언덕으로 올라가니 건물들 사이로 도쿄타워가 보였다. 그런 연유로 다른 날 가려던 도쿄타워를 오후에 가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마치 무덤같이 생긴 것들이 나열되어 있어 궁금해 자세히 보니 오리 사냥터란다.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데 잡는 과정이 재미있다. 건물 뒤에 숨어서 오리를 관찰하다가 집오리를 미끼로 이용해 해자 쪽으로 유인한 다음 그물을 던지거나 매를 날려 잡는단다.


출구로 되돌아가는 길,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숲길을 걸으며 까마귀와 새소리를 담았다.


정원을 꼼꼼히 둘러보자면 넉넉히 잡아도 거의 2시간 코스다. 가벼운 산책이나 데이트 코스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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