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호쿠사이 미술관

셋째 날

by 돌레인

2023. 10. 31(화)


​​

약을 먹고 푹 잔 덕에 개운하게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어제보다 좀 늦게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사람들로 북적여 작은 쟁반에 담아 방으로 갖고 올라왔다. 확실히 삼각 김밥은 미소시루와 잘 어울린다. 기름이 둥둥 뜬 야채 스프랑 먹자니 느끼해서 오렌지 주스를 연신 들이켰다.




9시 30분쯤 호텔을 나와 도자이선을 타고 몬젠나카초 역에서 오에도선으로 갈아탄 후 료코쿠 역에서 내렸다. 가려는 곳은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이었다. 놀이터 뒤에 있는 미술관은 세련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는 저 유명한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와 ‘붉은 후지산’을 그린 에도시대의 우키요에(浮世絵 풍속화) 화가다. 상설 전시장 이외의 특별 전시는 사진촬영이 금지됐다.


니시키에(錦絵)란 색을 넣어 찍은 목판화를 말하는데,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어 신기했다.


상설 전시장에도 호쿠사이의 스케치 노트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특별전에서는 직접 들춰보게 책들이 나열되어 있어 한 권 한 권 훑어보며 그림 선에 감탄했다. 물론 여러 번 찍을 수 있는 목판화로 만든 책이라 진품은 아니다.


주인의 접시를 실수로 깨뜨려 우물에 몸을 던진 하녀 오키쿠가 밤마다 접시를 센다는 괴담을 그린 ‘사라야시키(皿屋敷)’도 걸려 있었다.


84세의 호쿠사이가 스미다에서 딸 ‘오에이’랑 살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해 놨는데 진짜 같아 깜짝 놀랬다.


계단 중간의 창 틈으로 도쿄 스카이트리가 아주 가까이 보였다.


호쿠사이가 그린 웃음의 씨앗이란 특별전도 열리고 있었는데, 호탕한 웃음부터 비웃는 웃음까지 그 모습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7복신 중 어업의 신인 ‘에비스 신’을 그린 호쿠사이의 그림을 기념 선물로 받았다. 특별전에서 들춰본 스케치 노트를 미니 사이즈로 만들어 팔고 있어 고르느라 고심했다.


다채롭게 표현된 풍경화와 한 붓으로 인물의 움직임을 포착해 그린 그림 모음을 골랐는데 다시 봐도 감탄만 나온다. 역시 천재는 한 획으로도 어떠한 표현도 가능하구나 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