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디베어 Jul 13. 2023

나는 수 십 년 동안 노예였다 1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나부터 점검해 보자

Unsplash의 Timo Volz



 2014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염전 노예’ 사건을 잊을 수 없다. 무려 60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강제 노동을 당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들은 잠도 충분히 못 자고 새벽부터 눈뜨자마자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심지어 폭행도 당했다. 그중에 10년이 넘도록 학대당한 사람도 있었다. 염전 주인들은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되려 노동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잠잘 곳을 제공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들은 비인격적인 고용주로 인해 노예처럼 살았기에 큰 상처를 받았다.


 가스라이팅이란 단어에 대해 들어봤는가? 가스라이팅은 1944년 미국의 가스등이란 영화에서 유래되었다.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부자인 여자주인공의 재산을 뺏기 위해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한다. 그 결과로, 점차 자신이 제정신인지 아닌지 의심하도록 조작하고 남자를 의지하게 만들었다.


 상대방에게 정서적인 학대를 지속해서 자신의 판단력이 매우 낮다고 스스로 믿게 만들고, 그가 행위자에게 의존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세뇌의 기술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나이, 성별, 인종, 학교, 직장 등을 가리지 않는다. 상대의 심리를 조종하려는 사람과 그 조종자의 타깃이 되는 사람 둘만 있으면 가스라이팅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굳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 조금 부족하거나 실수를 하면 확대해석하여 비난하거나, 그들이 잘한 일도 평가를 낮춰버린다. 아휴 저 정도는 누구나 하지! 뭘 저걸 가지고 그래! 등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 행위를 자주 한다. 과거엔 이러한 행동을 많이 해야 아이들이 얌전해진다는 속설을 믿고 권장하고 당연시하게 여겼던 시절도 있었다. 또한 부모라면 자식의 약점이나 아픈 점을 포용하고 감싸줘야 하는 게 정상인데 가스라이팅하는 부모는 이런 상태를 이용해 부모가 원하는 바를 강압적으로 주입하고 정당화시킨다.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자신이 그런 안타까운 자식을 보듬는 부모 연기를 해서 외부에서는 절대로 파악이 불가능하다.


 사람의 불안심리를 조장하여 악용한다. 자신의 말이 무조건 맞고 상대방의 말은 어리석은 결정, 틀린 판단이며 상대방의 결정대로 하면 손해 볼 거라는 부정적인 인식들을 주입한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람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정서적인 노예로 만드는 것이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에서 해방되기 위해 알아야 할 3가지가 있다. 이것만 알아도 정서적 노예가 될 확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Unsplash의 Wim van 't Einde


첫 번째,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한 남성이 결의에 찬 얼굴로 95개의 논제를 교회 앞에 붙이고 있다. 그는 종이를 붙이는 사소한 일로 가톨릭 교회와 전면적인 대립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로마 가톨릭은 부패하여 면죄부를 판매하는 등 폐단이 심했다. 루터는 95개의 논제를 통해 올바른 기독교에 대해 주장했다.


 중세 말기 교황청 재정이 부실하고 무엇보다 당시 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면서 건축비 충당이 어려워지자 교황청에서는 벌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기도나 선행과 더불어 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죄가 사면되었음을 증명하는 면죄부까지 발매하게 되었다. 이 면죄부는 11세기 남부 프랑스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교황 식스투스 4세는 이미 죽어 연옥에 있는 자들에게까지 면죄부가 유효하다고 선포함으로써 면죄부 판매를 부채질하였다. 참고로, 면죄부에 대한 내용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성경만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을 일반 시민들이 모르는 이유가 있었다. 요즘에는 누구나 쉽게 성경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해 사제들만 성경을 소유하고 있었다. 예배를 드리러 온 사람들은 사제의 말을 통해서 성경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성경지식이 없기에 사제들의 말을 분별할 수 없었고 결국에는 면죄부 놀이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루터는 사제이기에 성경을 소유하고 있었다. 성경을 읽으면서 교황의 주장이 성경과 다르다는 것을 분별할 수 있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올바른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지식은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기 위해서 적절한 지식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면 중세교회 면죄부를 사기 위해 줄 섰던 사람처럼 나도 내 안의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 잘못된 이론에 줄을 설 수밖에 없다.







Unsplash의 Dylan Gillis

 

 한 회사의 부장이 회의시간에 팀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했다.


부장 : “여러분 얼마 뒤에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이번에 권고사직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열심히 하세요.”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불안한 직원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원 : “과장님 이번에 권고사직당하면 어떡하죠?”


과장 : “부장님 또 그러시네, 자기가 무엇인가 하고 싶은데 팀원들 반응이 안 좋으면 인사권 가지고 불안을 준다니까.”


사원 : “아 그래요?”


과장 : “보라니까”


시간이 지나서 보니 김 사원은 권고사직 당하지 않았다.


사원 : “과장님 말씀이 맞네요. 괜히 부장님 사적인 일까지 할뻔했어요.”


과장 : “그렇지? 김 사원은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돼.”



 김 사원은 가정도 있고 자녀도 있기에 권고사직이라는 말이 더 불안하게 다가왔다. 권고사직을 당한다면 조직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평가될 수도 있기에 두렵기까지 했었다. 그는 평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기에 부장의 말이 그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김 부장은 수시로 권고사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부장은 불안함으로 직원들을 통제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를 오래 겪은 직원들은 쉽게 그의 말에 넘어가지 않는다.


 김 사원처럼 당신을 불안하게 하는 말이 있는가? 그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고 당신이 불안한 대로 일이 흘러갔는지 점검해 보자. 그러면 내가 걱정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내 안에는 남들보다 왜 불안지수가 높은 지를 자기 탐색을 해보기 권한다. 나는 언제 불안한지, 그럴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내 머릿속에서 어떠한 생각이 드는지 체크해 보자. 그러면 지난날의 상처와 뿌리가 보일 것이다. 상처를 하나씩 다룰수록 불안으로부터 점점 해방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기 탐색과 치유를 통해 정서적 노예로부터 탈출하길 응원한다. 








                    


이전 06화 End) 왜 내 딸은 장애 판정을 받았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