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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디베어 Aug 07. 2023

불안, 우울증, 공황발작으로부터 해방되었다

Freedom

 출근길 지하철에서 가슴이 답답했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괴로워서 나는 지하철에서 내리고 말았다. 역 밖으로 나가 호흡을 했다. 어느 날은 어지러움 때문에 고생했었다. 4시간 정도 어지러워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일어나는  두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서울의 대형 병원의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았다. 전정신경검사 등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검사결과로 나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문제는 위의 증상들의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나는 출근이 두렵기까지 했었다. 나는 이 증상이 공황발작일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당연히 업무에도 차질이 왔을 뿐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남자의 자존심 때문에 정신의학과를 방문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상담을 받고 독서를 하면서 왜 이렇게 심각하게 정서적 압박을 받고 있는지 천천히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나약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정신의학과에서 진료받기를 꺼려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 문제를 약으로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 주위에 정신과약을 계속 복용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복용할 때와 복용하지 않을 때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껴서 쉽게 약을 못 끊는 사람도 보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나? 나는 그러기 싫은데…….’


 자녀의 문제, 나의 문제가 중첩되어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에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속적으로 우울하고 분노했다. 가슴 아프게도 이런 나의 심리적 상태를 아내에게도 이야기 못했다. 내면을 다루면서 나는 나의 정서적 상태를 아내에게 이야기하지 못할까? 왜 이렇게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할까? 와 함께 혼자서 내적 싸움을 하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멘토의 도움아래 하나씩 하나씩 내 내면을 보게 되기 시작했다. 내면을 보고 글을 쓰면서 내가 만들어 놓은 감옥에서 천천히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어떨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방을 데굴데굴 구른 적도 있었고 눈물이 펑펑 쏟아진 적도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흘린 눈물이 그전까지 흘린 눈물 양보다 많다면 믿겠는가? 이 모든 과정은 내면이 자유로워지기 위해 꼭 필요한 필수과정이었다.


어느새 공황발작 증상이 사라졌다. 가끔씩 불안하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그것을 수용해 주기에 더 이상 예전처럼 그 늪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금방 불안과 우울로부터 자유해질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는 편견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당신은 나약해서 그래’ ‘에이 한심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나의 시각은 바뀌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많이 괴롭고 답답하겠다.’ 등으로 말이다.


 구약성경 잠언서에는 마음에 관련된 구절이 있다.

무엇보다 네 마음을 지켜라. 이는 생명의 근원이 마음에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쉬운 성경 잠언 4장 23절)

근원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토차아라고 한다. 토차아는 탈출, 도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내가 만든 법으로부터 탈출하고 있었다. 나의 기준, 인정, 서운함, 두려움 등 그동안 나를 옥죄고 있던 것 들로부터 해방되고 있었다. 나의 마음을 지키기 시작했고 내면의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어두움 속에 갇혀있었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저 동굴 끝의 빛이 보이면서 삶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제는 지하철이 두렵지 않다. 남자의 자존심이 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적절한 돌봄만 있을 뿐이다.


 이 땅에서 자신과 가족의 정서적인 문제로 병원과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기를 그리고 그 끝에서 당신을 얽매고 있는 모든 사슬이 끊어지기를 응원한다.








Image - unsplash olga safro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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