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7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329~332

by 미르mihr



어떤 얼굴이, 그것에 결합되는 바다와 산 같은, 풍경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또 어떤 풍경이, 풍경에 선과 윤곽으로 된 예기치 못한 보완물을 제공하는, 얼굴을 상기시키지 않겠는가?


Quel visage n'a pas appelé les paysages qu'il amalgamait, la mer et la montagne, quel paysage n'a pas évoqué le visage qui l'aurait fourni complément inattendu de ses lignes et de ses traits?






오래전, 문화센터에서 사진수업을 들었다. 강사는 진보적인 신문사에 근무하는 사진전문기자였고, 그는 멋진 풍경사진을 찍으려는 수강생들에게 늘 이렇게 강조했다.


"풍경 속에 꼭 사람을 넣으세요."


그래야 사진의 유일성과 서사가 생긴다는 이유였다. 예컨대 그냥 산을 찍으면 그냥 산이지만, 산과 사람을 찍으면 거대한 산-자연 앞에선 약한 인간이라는 대비 작용이 일어난다. 그럴듯했기에, 배운 대로 열심히 찍어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사진을 본 누군가가 말했다.


"여기 사람이 들어가서, 사진 배렸네."


그 말을 듣고 보니, 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사람이 들어 가 있는 풍경은, 멋진 풍경 사진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물을 강조하는 사진도 아니었기에, 다만 풍경과 인물이 서로서로를 이용하려는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그냥,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을 만나면, 그 안에 나를 넣어서 일종의 후광 효과를 누리고 싶다. 멋진 풍경 덕분에 나도 멋져 보이지는 않을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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