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로드되는 삶

타인의 고민 덜어주기

by 김오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한 단어, 유튜브와 유튜버.


평소 개를 무서워하는 내가 그렇게도 유튜브에서 대형견 영상을 볼 줄은 몰랐다. 어느 날 주말에 누워 어김없이 대형견 영상을 보던 중,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형견 영상 보는 것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내가 꾸는 꿈을 이룬 사람의 영상을 제대로 만난다면 유튜브는 도대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될까.'


이 즈음, 신비한 유튜브 알고리즘은 갑자기 대형견 영상에서 명품러들의 소비생활로 나를 이끌었다. 잠시 당황했으나 곧바로 눈이 튀어나올 듯 보다가, '에이 설마 명품 사는 걸로만 끝나겠어' 했는데 정말 명품 사고만 끝나는 것을 보고 문득 궁금해졌다.


이 부잣집 분은 누구의 꿈이 되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편집하며 영상을 올렸을까. 누구의 꿈이 되고 싶지 않았다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영상을 올릴리가 없지. 맞네, 생각해보니 이 명품러가 다른 예비 명품러들의 정보 검색 시간을 줄여준 건 분명하잖아.


시선을 나로 옮겨 생각해 보았다. 비록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진 않지만, 시시각각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실시간으로 업로드되는 내 삶이 있다.


나는 어떤 메시지를 삶으로 전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 내 삶을 보며 꿈을 꾸고 있을까.


시간이 금인 시대. 내가 사는 모습이 누군가의 고민과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덕분에 그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그 한 명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면—이보다 더 기똥찬 삶이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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