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로콜리 Aug 07. 2022

순명, 더 큰 행복과 자유를 보장한다

#13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며 권능을 가진 존재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이 완성되는 지점은 그 권능을 드러냄으로써가 아니라 스스로 인간이 되시어 한계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마저도 순명하셨다. 그 절대적 순응, 그것이 바로 순명이다.


나는 순명보다는 오히려 명령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내 자아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언제나 내가 우선이었다. 혹시라도 내 자아나 권리가 침해당하면 조금도 참지 못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했다. 많은 사람이 돈과 외모, 지위, 권력, 명예, 학벌 등을 바라고 이런 것들을 갖추면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과거의 나도 그랬다. 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이 내 행복을 보장해주는가?

지금까지 나에게 맞지 않는 행복을 찾아 몸과 마음을 허비하며 살았고, 그 결과 병들어버렸다. 내가 옳다고 믿어왔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그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나는 나에게 무엇이 좋고, 무엇이 필요한지 전능하신 하느님만큼 잘 알지 못한 것이었다.


하느님께 순종하려면 자신과 자기 뜻에 대한 집착의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내 고유한 뜻, 예를 들어 생각, 취미, 애착 등을 버릴 마음이 조금도 없다면 하느님께서 포기를 요구하실 때 선뜻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순명한다는 것은 내 과거, 현재, 미래 등 모든 상황을 걱정하지 않고 예수님께 의탁하면서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내 행복만을 바라시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은 내게 가장 좋은 것이다.


❚ 순명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나는 왜 그렇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의 부족한 것에 집착했을까? 부족한 점이 있는 나를 나 스스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모든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내게 단점이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나에 대해 어떠한 것도 단정 짓지 않기로 했다. 내 단점을 자꾸 생각하는 것은 '팝콘을 먹는 것'과 같다. 팝콘이 유전자 변형 가능성이 있는 옥수수를 식용유에 튀긴 소금, 설탕, 지방에 화학첨가물 덩어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한번 먹으면 자꾸 손이 가는 거다.


사실 나의 동의 없이는 그 누구도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짧은 다리라고 놀린다고 해서 그 말에 상처받지 않는다. 나는 다리가 긴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다리가 두껍다고 하체 비만이라고 한다면, 상처받을 것 같다. 상체에 비해 굵은 하체가 내 콤플렉스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말은 자신을 아프게 하는 비난은 자신이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들이라는 말이다.


약점 또는 결점이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불완전하므로 누구나 단점이 있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 단점에 대해서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단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인정하지 못하겠으니까 자꾸 남과 나를 비교하고 나를 싫어하게 되고 괴로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그저 자신을 결점이 있는 보통의 인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다른 사람보다 잘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결점을 편안한 것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몹시 괴로운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그저 불가피한 것이라고 여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내 본분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것에 순응하며, 그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주님은 나에게 꼭 맞는 과제와 재능을 주셨다. 그러니 ‘내가 다른 사람이라면, 이러이러한 일을 할 텐데’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순종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뜻에 대한 집착 때문에 처음엔  힘들다. 하지만 순종에는 결국 기쁨의 원천이며 마음을 넓혀주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은총이 따라온다는 것을 느낀다. 순명함으로 나를 버린 대신 하느님으로부터 세상 모든 것을 얻었다. 작은 자유가 아닌   자유를 은 것이다.

이전 13화 성인이 되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