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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May 01. 2023
오고 가는 말
오늘도 어김없이 감기에 걸린 아이들을 데리고 소아과를 방문했다. 대기번호 32번.
진료를 받고 기다림에 지친 몸을 이끌고 약국으로 내려갔다. 약국에서도 어김없이 기다림은 이어진다.
몇 분쯤 흘렀을까. 우리 아이들 이름을 줄줄이 부른다.
소아과 1층 약국 약사님들은 처방받은 약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셔서 신뢰가 간다.
오늘은 새로운 약사님이 등장했다.
1호는 어쩌고저쩌고 이렇고 저렇고, 증상에 대한 약의 쓰임을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이 약은
까드세요."
어라. 뭔가 어감이 좀 웃기다. 까서 드세요. 까먹으세요. 까서 잡수세요.
머릿속으로만 웃는 사이 3호 약을 설명해 주신다.
어쩌고 저쩌고 이거 저거 이렇게 저렇게.
"이 패치는
팔뚝
이나
등짝
에 붙이시면 됩니다."
못 참겠다. 싱글벙글 웃는 상에 장난기 어린 미소로 진지하게 설명하는데 단어가 너무 웃기다. 웃고 싶다.
약국을 나서자마자 혼자서 격하게 속으로 웃었다. 다행히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며칠 뒤, 다행히 그 약사 분이 안 계신다.
오늘은 약만 받아서 갈 수 있겠다.
며칠 뒤, 그 약사 분이다. 기대된다.
오늘은 3호만 왔네요. 어쩌고 저쩌고 좀 더 심해졌나 봐요. 이렇게 저렇게 이거 저거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말이 없다. 실망이다.
"
주차장 좀 주세요
."
오늘은 내 차례였다. 당황한 입이 얼른 제대로 말을 했다.
"아니, 주차권이요."
"저희가 주차장은 드릴 수가 없고, 주차권 여기 있습니다."
적절한 유머로 당황스러움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주셨다.
역시나 오늘도 약사님은 실망시키지
않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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