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10화
소나무는 ‘솔’ 나무이다. 솔은 원래 ‘수리’ 즉 우두머리라는 뜻하는 옛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
소나무는 '솔'과 '나무'가 합쳐진 말로 'ㄹ'탈락된 것이다. '솔'은 '으뜸' '우두머리'를 뜻하는 '수리'가 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어서 결국 솔은 나무의 으뜸이라는 뜻이라 하겠다.한자로는 '송(松)'이라 하는데 이 한자의 오른쪽의 '공(公)'은 소나무가 모든 나무의 윗자리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 중국 진시황제가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났는데 소나무 덕에 비를 피할 수 있게 되자 고맙다고 공작벼슬을 주어 <목공(木公)>이라고 하였는데 이 두 글자가 합쳐져서 송(松)자가 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소나무는 나무를 만지는 사람들에 의해 육지 소나무라서 육송 , 속이 붉다 하여 적송으로도 불린다.
금강송이나 황장목으로 불리는 소나무는 일반 소나무보다 5배 정도가 단단하여 옛날부터 궁궐을 짓는 데 사용하였고 나라에서 관리하여 왔다. 광화문 현판이나 남대문 화재로 인한 복원 때 기둥을 우리 소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러시아 소나무(사스나)와 더글라스 소나무를 사용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나무가 없어서가 아니라 가격을 싸게 제작하려다 3년도 안돼 터지고 갈라져서 우리를 더욱더 분노케 한 적이 있다.
금강송이란 금강산 소나무란 뜻이다.
금강산을 비롯한 태백산맥 일대에서 자란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또한 현재 소나무의 품종으로 학명이 등록되어 있는 이름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그래서 금강송이란 표현이 맞나 보다. 울진군은 2004년 6월 다른 지역의 소나무와 차별을 두기 위해 '울진금강송'을 특허청에 상표 등록하였다. 2009년에는 울진금감송 세계유산 이란 단체를 창립하고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회원 1300명을 구성 매년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2014년 11월에는 울진금강송 학술 강연회를 개최 울진금강송 가치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소나무 인문 사전을 편찬하고 금강소나무숲길을 만들어 관광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황장목은 왕의 관을 짜던 나무로 두꺼운 껍질과 단단한 재질로 속살이 누렇다 해서 누런 장(창자), 그래서 황장목이라 부른다.
얼마 전 9시 뉴스를 통해 강원도 원주 치악산 측은 황장목으로 불러달라며 치악산 황장목 숲 속 길 걷기 운동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그 들의 주장은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금강송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에 부르던 이름이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에 가면 조선시대 때 벌채를 금지하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황장금표黃腸禁標 를 설치한 기록이 있다. 치악산에는 황장목금표가 세 군데나 있었다.' 라고 주장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나는 글의 결론에서 해답을 내지 않으려 했다면 처음부터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문제가 있다. 경북 울진에 있는 금강송면은 금강송 군락지에서 유래되어 2015년 4월 21일 서면에서 금강송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렇다면 행정구역까지 있는데 금강송이라 불러도 되는 것 아닐까?
이도 저도 헷갈린다면 춘양목은 어떨까?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서 나오는 소나무를 춘양목이라 부른다. 일제는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서 나오는 우수한 소나무를 춘양역을 통해 약탈 해 간 아픔이 있는데 1955년 7월 1일 영암선이 개설된 이후 춘양 지역에서 반출된 우량 소나무에 대하여 도편수. 목공 등 일반 민중들이 붙인 이름이다.
춘양목의 유래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원래 좋은 향이 난다 해서 춘향목(春香)이라 불렀다.
억지춘향이란 말이 있다. 어떤 일을 순리대로 하지 않고 억지로 할 때 쓰인다. 비슷한 쓰임이 억지춘양으로 바꿔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영동선 춘양역이 개설될 때 본래는 춘양 시내로 철도가 들어오지 않을 계획이었는데 당시 어느 국회의원이 억지로 우겨서 철로를 시내로 우회 시켜버렸다. 그래서 억지춘양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춘양목은 비교적 역사가 너무 짧고 지역도 좁아 소나무의 품종으로 부르기에는 합당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이름을 사용하여야 할까?
1680 조선 숙종 6년 울진군 황장봉산이라는 이름을 지정하였고 보호구역을 황장봉계금표 (黃腸封界禁標)로 지정, 어명으로 지켰다는 기록이 있다. 경상도 7개소, 전라도 3소, 강원도 22개소 등이라고 하며, 황장봉계금표가 발견된 곳은 설악산, 치악산, 영월 황장 골 등 5곳이다. 역사적 기록으로도 황장목이 옳은 표현이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관련 기록이 있다.
‘대저 소나무가 자라려면 반드시 몇 갑자(甲子)를 지난 후에야 황장에 합당할 수가 있다(숙종 39년 1713년 4월 5일, 숙종실록 53권). 황장목의 자격을 매기는 구절이다. 갑자는 60년을 이르니, 2 갑자 이상 그러니까 120년 이상 된 소나무여야 임금의 관에 쓰는 황장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강송은 일제 강정기인 1928년 우에끼 호미끼라는 일본인 교수가 쓴 ‘조선산 소나무의 수상 및 개량에 관한 조림학적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유래하였다.
그 이후 조선식물향명집 (정태현, 도봉섭, 이덕봉, 이휘재, 1937)- '조선총독부사전'과 '일본 식물학자 도감' 이 두권을 토대로 만들어짐.
대한 식물도감 (이창복, 1980) - 서울대 교수로 한국자생식물 기록.
한국 식물 명고 (이우철, 1996)등 - 강원대 교수
한국인 학자들에 의하여 전승되었다.
황장목은 나무를 다루는 사람들에 의해 적송(赤松)이라 부르고 일반 소나무는 육송(陸松) 한다. 이 또한 일본식 한자 표기에 왔다고 봐야 한다. 금송(金松)은 소나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본 원산의 낙우송과 소속 나무다. 또 홍송(紅松)은 잣나무를 말한다. 모두 잘못된 표기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하나?
금강산이 우리나라 산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이름을 바로 잡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우리가 사용하던 이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교수가 마음대로 등재한 이름을 울진군은 사용하여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는데, 되돌아가기에 이미 너무나 많은 예산과 시간을 써 버린 것은 아닐까? 왜 그리도 이름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울진군이 상표 등록한 '울진금감송'이란 이름은 창시 계명이나 다름없고 앞에서 이야기한 한국 학자가 쓴 세 권의 책들도 잘 못 인용된 책들이다.
황장목 고사목으로 만든 다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