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삶

08.23.~08.25.

by 나노

8월 23일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밭에 구경을 갔다. 날마다 힘들게 해 놓은 멜론이 너무 예쁘게 달렸다. 고생하시며 농사짓는 보람이 있다. 배추는 또 마르고 있다.

농협에서 돈을 조금 찾아왔다. 칠성 장보기도 하고 해야 했다. 큰 손녀가 첫 월급을 탔다고 무엇을 가지고 싶냐고 물었다. 너무 좋았다.

작은 집 밭에서 참외도 몇 개 따왔다. 농사는 거짓이 없다. 점심은 읍내로 가서 갈비탕을 먹고 왔다. 편안하니 먹고 오니 좋았다. 돈은 들어가도 한 번씩은 좋았다.



8월 24일

오늘은 일요일인데 다른 날 같으면 예쁘고 착한 따님들이 오시는 날인데. 힘들고 볼 일이 있어서 결석하는 날이다. 고모하고 볼일이 있어서 우리가 딸에게 점심을 먹고 갔다. 항상 학교에서 애기들이 말썽을 부리는 것 같다. 말은 안 해도 얼굴이 힘이 든 것 같다. 엄마 속상할까 봐 자세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맛있는 닭튀김을 시켜주어서 먹고, 이것저것 사서 가방으로 하나씩 안겨준다. 어디에 짝꿍이 있을까? 서로 마음 맞는 착한 사람 만나서 알콩달콩 살면 참 좋을 텐데... 어디에서 나와 만날까? 혼자 있으니 걱정이 된다.

나온 김에 칠성 장보기를 해가지고 왔다. 이제는 가지고 가는 게 힘들어 걱정이다. 조금씩 사도 무겁다. 검단사의 어르신들이 신명님들께서 도와주시겠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믿는 힘은 어르신들입니다.



8월 25일

어느 날인가 몸이 아퍼서 운동을 못 갔더니 이제는 자꾸만 미뤄진다.

오늘은 운동을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나갔다. 뒷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두 번을 쉬어서 오랜만에 걷고 왔다. 밭에는 조금씩 심어 놓은 작물이 그사이 풀밭으로 변했다. 조금씩 풀을 뽑지만 몸은 벌써 땀범벅이다. 농사일은 보람도 있지만 너무 힘이 든다. 새끼들이 못하게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바보가 되니, 조금 했지만 그것도 힘이 든다. 그래도 밭에 가보면 재미있고 보람도 있다. 호박 하나 따고, 오이 하나 따고 하면 좋다. 그래도 내가 농사를 해야 마음 놓고 먹지, 남의 것은 딸 수가 없으니 고추도 한 고랑, 파도 심고, 상추도 심어 보면 행복하다 할까? 그래도 나의 땅이 있으니 그렇게 하지, 남의 땅은 못하겠지요.

수영도 하고 하니 그럭저럭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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