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 계 모임과 옛사람들

2026.03.06.~03.011.

by 나노

03.06.

오늘은 동갑 계를 하는 날.

오전에는 시니어 일자리 일을 갑니다. 오전 일을 마치고 차가 없으니 작은 아빠가 모임 장소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맨날 계 모임에 결석만 했으니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모두가 반가웠지요.

딸기를 사 온 친구, 대추차를 만들어온 친구, 나는 겨우 백설기 하나 들고 갔습니다. 결석한 친구도 있고, 오랜만에 온 친구도 있습니다.

점심으로 오리탕을 맛있게 먹었지요. 사과 하나 깎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한 오 년 사이에 서방님을 보낸 친구가 많아요. 너무나 허무하지요. 서방님 생각들이 많이 나는가 봅니다. 나 역시 똑같은 마음에, 생각에, 참 거시기 하네요. 친구 중에 한 명은 서방님이 계신데, 그러나 현재 몸이 불편하셔서, 절대로 요양원은 안 가신다고 하니, 보낼 수도 없고, 모시고 살자니 새끼들까지 걱정시키니 괴롭다고 하네요. 그래도 우리 서방님은 많은 고생을 안 하고 가셔서 다행입니다.

친구들에게 내 책을 쑥스럽지만 하나씩 주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친구들은 책을 주니 좋아했습니다.



03.08.

산에 가는 날.

그래도 공사 중이어서 산에 올라갈 수가 있어 따라갔습니다. 장군봉에 갔습니다. 도운 씨, 선자 씨까지. 생일 불공을 한다고 찰떡도 해왔습니다. 어쩐 일인지 작은아빠도 우리 뒤를 따라왔습니다. 쌀을 짊어지고 딸기 한 박스 들고 힘들게 오셨네요. 부지런히 빌고 다녀야 하지만, 시간이 잘 안 되겠지요. 그러나 새끼들을 위해서는 작은집도 부지런히 빌어야겠지요. 그래야 되겠지요.

고모는 감기에 몸이 아프면서도 음식을 다 만들어서 챙겨 오셨네요. 날씨가 따뜻해서 기도를 잘했습니다. 오는 길에, 작은 아빠는 잔나무를 조금 주워서 왔습니다. 기도를 갔다 왔다고 했더니, 딸들은 좋아하네요.

고양이가 오늘도 또 한밤중에, 지붕에 올라갔다.



03.09.

일자리 때문에 산을 못 따라갔습니다. 오늘은 일자리에 식구가 많았습니다. 항상 커피 한잔으로 시작합니다. 모여 앉아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정님이는 제주도를 다녀와서 제주도 이야기를 합니다. 무우가 한참 수확 중이었다고 합니다.

이장님이 닭튀김을 해주었습니다. 여럿이 맛있게 잡수고 일을 끝내고 왔습니다.

집에 오니 작은아빠하고 작은엄마가 오셨다. 검단이 밭에 거름을 조금 받아놓았는데, 잘 뿌리고 왔다고 합니다. 점심은 면소재지에서 국수를 먹었습니다. 국수값도 올라 칠 천 원이었습니다. 물가금은 자꾸만 올라가고, 살기가 자꾸만 힘이 들 것 같네요.

산에 작업하는데 잔가지 줍는다고 갔다가 사고 나면 큰일이라고 하면서, 못하게 한다고 바로 오셨다고 합니다.



03.10.

서방님 옷에 손을 대어 보았어요. 모두가 깨끗하고 메이커 옷만 있네요. 아무리 좋고 깨끗해도 입을 수가 없어요.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네요. 농문만 만지작거리다 놓고 마네요. 조금 있으니 고모가 수영을 가자고 오셨네요. 집을 정리해 주셔서 함께 따라갔습니다.

갔다 와서 밭에 냉이를 캤어요.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구부리고 캐서 냇가에 가서 씻어주었습니다. 조금 다듬어 주고 집으로 가져와서, 작은집 한 주먹, 뒷집 한 주먹 나누었습니다.

저녁에는 고모가 감기 몸살로 식사를 못 하니, 오리고기를 먹으러 멀리까지 갔습니다. 고모부하고 같이 갔지요. 고모가 잘 안 먹으니 고모부께서 무엇을 제대로 먹는 것이 없다고 하시네요. 속이 상해서겠지요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까지 잘 왔습니다.



03.11.

오늘은 일자리 일을 갑니다. 동네 어르신들도 놀러 오십니다. 그럭저럭 시간을 하고 집으로 오니, 작은아빠가 오셨네요. 그냥 밥을 사 먹자고 해서 갔습니다. 식당에 가니 옛날에 요양보호사로 일할 때 다녔던 동네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래도 서로가 알아볼 수가 있었네요. 그 아주머니가 먼저 가면서 밥값을 주고 가네요. 고맙지만 미안하네요.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데, 신세를 졌네요. 건이 엄마에게 전화를 하니, 건이가 7월달에 군인을 간다고 하네요. 옛날에 건이 집에 가면

“할머니! 할머니!”

하고 따라온다고 울던 애기였는데, 벌써 군대를 간다고 하니 세월이 많이 흘렀지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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