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네가 좋았어!
학교 주변에 집고양이는 아닌데
그렇다고 길고양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고양이들이 있었다.
학교 재활용장 주변에 폐가가 있었는데
(예전에 매점으로 쓰였던 건물이라는데,
지금은 폐가처럼 버려져 있다.),
그곳이 고양이들의 집이었다.
교사 중에 고양이들 집사를 자청한 이가 있었는데,
그녀의 급식봉사로 인해 이 고양이들의 개체수는 놀라우리만치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그 영향으로 학교 주변에 쥐는 씨가 마른 듯이 보였다.
산 밑에 학교가 있다 보니 어쩌다 쥐가 학교에 출몰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닐 텐데,
눈 씻고 찾아봐도 쥐는 없었다.
그러다 고양이 집사인 그녀가 다른 곳으로 발령받아 간 후로
고양이들에게는 엄청난 위기가 찾아왔다.
시간 되면 따박따박 배식되던 사료와 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고양이들의 개체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그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동네 여기저기며, 관사 주변 그리고 쓰레기장까지 먹이를 찾아 헤매게 되었다.
그중 한 고양이가 아침마다 관사 현관 앞에서 밥 달라고 울어대기 시작했다.
군계일학의 미모를 뽐내던 이 고양이는 먹이를 주어도 당연한 듯이 받아먹고,
도도하게 뒤돌아 가는 것이었다.
본인도 자신이 아름답게 생긴 것을 잘 아는 듯이 말이다.
그 뒤로도 나에게 우유며 빵이며 북어에 고기 등을 자주 받아먹었지만,
친근한 표정이나 몸짓 한 번이 없었다.
내가 쓰다듬으려 손을 뻗으면 몸을 쓱 빼서 귀찮다는 듯이 뒤돌아 가버리곤 했다.
나는 내심 서운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빚쟁이마냥 재촉하는 고양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다 나도 그 학교를 떠나게 되면서
우리의 관계도 거기까지였다.
그때 그 도도했던 고양이,
무슨 생각이었을까?
어쨌든,
난 어떤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았던 네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