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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41)

흐린 날의 여행기

by 이재민 Feb 07. 2025

오늘은 아침부터 날이 흐리다

예보를 보니 비는 안 올 것 같긴 한데 추우려나 싶다

오늘은 님펜부르크 왕궁으로 이동한다

트램을 타고 30분 가면 되는 모양이다

트램에서 내려서 왕궁으로 걸어가는 길이 굉장히 평화로운 느낌이다

잔잔한 물 위에 새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저 앞쪽의 한 부분은 얼어있었는데 그 얼음 위로 오리들이 올라와서 쉬고 있었다

궁전이 9시 오픈인 줄 알고 천천히 9:50쯤 도착을 했다

알고 보니 동절기에는 10시 오픈이었다

겨울에는 오픈시간과 마감시간을 줄여서 두 시간이나 단축영업을 하였다

시간을 기다려 제일 먼저 입장을 하였다

비수기라 그런지 여행객이 많지 않은 느낌이다

찾아보니 350년 정도 된 궁전이었다

여름 별궁으로 쓰였다고 한다

세월의 여파인지 바닥에서 삐그덕 소리가 많이 났다

거의 안내 요원들 밖에 없었는데 내가 걸을 때마다 삐그덕 대서 민망했다

처음 들어가서는 천장도 높고 화려하다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차분한 느낌이 난다

지피티한테 화려하긴 한데 차분하네 그랬더니 정치적인 곳이 아닌 여름별장이었기에 차분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벌베데레 궁전은 왕족이 아닌 군인의 여름 별장이었는데도 엄청 화려했는데 하며 갸우뚱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곳은 화려해야 하는 건가 싶다

왕의 화려함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단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더 구경을 했다

바이에른에서 가장 유명한 왕은 루트비히 2세인 모양이다

현실보다는 환상과 예술을 사랑한 왕이란다

별명이 동화 속 왕이란다

바이에른의 현실을 생각 안 하고 노이슈반슈타인 성 같은 건축물을 만들어 경제를 힘들게 한 모양이다

결국 탄핵이 되었다니 신선한 이야기다

이 왕궁에는 미녀 갤러리라는 곳이 있었다

루트비히 1세가 미인 애호가였단다

36명의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를 남겨 놓았다

주욱 훑어보며 내 눈에는 어느 분이 아름다운가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구경을 다하고 옆 쪽에 있는 마차와 도자기 박물관에 다녀왔다

왕실에서 쓰던 화려한 마차들과 도자기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마차도 멋있었는데 썰매가 있어서 신기했다

썰매도 말들이 끌었는데 스포츠로서 아주 인기였던 모양이다

화려한 게 내 기준에는 도를 세게 넘어 보였다

이렇게 까지 화려하게 해야 하나 싶다

그에 관해서 찾아보았는데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듣고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였다

나폴레옹은 초기에는 검소함을 유지했단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미지를 고려 안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굳게 굳어있는 사람들의 생각만큼 고치기 힘든 게 어디 있을까 싶다

왕이 조금 검소해 보이면 저 왕은 왕권이 약한가? 저 나라는 경제력이 약한가? 하며 얕잡아 보는 게 있었을 것 같다

그 당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싶지만 나도 잘못된 인식들이 많음을 돌아보게 된다

길을 가다가 흑인 친구들 무리를 보면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된다

동남아나 중동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아래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 내 sns에 과연 k팝은 유럽에서 인기가 있는가? 하며 에이티즈라는 그룹의 콘서트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어떤 분이 인기는 있지만 유럽인들의 우월성에 대한 것은 바뀌지 않았다는 댓글을 다신적이 있다

사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우월성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유럽인들은 그 우월성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싶다

시대가 변하고 사치가 아닌 다른 가치로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많아져서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차는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전시방법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자체가 기둥이 많아서 전시물을 구경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전시하는 방법을 조금 바꾸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래는 궁전의 정원을 돌아보면 좋은데 날도 춥고 날씨도 흐려서 실내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옆쪽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갔다

이곳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박물관이었다

1층에는 지구의 빅뱅부터 시작해서 식물과 동물들의 역사와 사람들의 발전상을 볼 수 있었다

2층에는 여러 환경 문제와 식량 문제 같은 것과 동식물들에 관한 것들이 여러 가지로 짬뽕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촉감으로도 느낄 수 있고 시각적으로도 다양하게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마치 하나의 오락실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영국정원이었다

영국식 정원은 인공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형태를 살리는 것이 특징이란다

가서 보니 마치 자연에 길만 낸듯한 느낌을 받긴 했다

하절기에는 많이들 오셔서 맥주를 즐기는 모양이다

중국탑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에 맥주파티를 즐길 수 있게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하절기에 와서 맥주를 즐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꽤나 넓은 호수가 있었다

왕궁에서 보았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오늘은 밖에서 점심을 먹어보자 하고 이 주변의 식당을 찾아갔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뮌헨식 로스티드 포크라는 메뉴가 있어서 시켜보았다

메뉴가 딱 나오는데 굉장히 친숙한 냄새가 난다

약간은 인삼의 향이 났다

고기 위로 무엇인가 채가 썰어져 있었는데 지피티와 오랜 추리 끝에 kren이라는 서양 고추냉이가 아닐까 했다

소스는 마치 중국식 동파육 소스 같은 느낌이 든다

두 개의 동그란 것이 나왔는데 하나는 빵 덤플링이고 하나는 감자 덤플링이라고 한단다

감자 덤플링이 버터향이 진하게 나서 고기와 어울려 먹으니 꽤나 괜찮았다

고기의 지방 부위가 바삭하니 식감이 좋았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지역적 색이 강한 음식을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아 참 좋다는 생각을 하였다

요즘 글로벌 시대이다 보니 지역적 색이 조금은 옅어지는 느낌인데 이곳만의 느낌이라 좋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만족스러웠다

BMW박물관은 뮌헨 패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다른 데를 알아볼 까하다가 한국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그래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역을 내려서 걷는데 그 주변을 bmw가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다

마치 잠실에

롯데 건물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박물관은 아주 깔끔하고 좋았다

전시 상태가 아주 좋았다

전시되어 있는 차들이 전부 반짝반짝 광이 났다

클래식하고 오래된 차들이 엄청 이뻤다

평소에 차에 큰 관심이 없는 나도 이렇게 이뻐 보이는데 차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치겠다 싶다

재미나게 구경하는데 갑자기 마차 박물관이 생각이 난다

그 마차들도 이런 데서 전시하면 정말 좋을 텐데 싶다

bmw가 인수해서 리모델링해주면 안 되나 싶다

인상 깊었던 곳은 기업이 숨기고 싶어 할 만한 것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예전 나치의 군수 업체였다는 것은 꽤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때에 강제 노동을 시킨 모양이다

그런 역사는 지워버리고 싶을 텐데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이 참 똑똑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한 부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드러낸다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주는 모습이라 생각이 든다

사람이기에 잘 못 할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용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박물관을 잘 구경하고 숙소로 이동했다

bmw근처에 올림픽 타워가 있었는데 지금은 리모델링 중인가 보다

임시 휴업이란다

휴업만 아니면 구경하고 숙소 가면 딱 맞을 거 같은데 아쉽다

날도 춥고 날도 흐리고 발도 피곤하니 오늘은 조금

일찍 들어가 쉬어야겠다

2025.2.6

흐미 춥다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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