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왔지만 따뜻해진 날씨
오늘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았다
다행히 내가 나갔을 때는 비는 안 오고 길거리만 젖어있었다
날씨는 확실히 많이 따뜻해졌다
밀란에서 산 인테르 바람막이가 딱 좋은데 다른 팀 경기 보러 갈 때 입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하다가
첼시 축구팀 스타디움 투어를 하고 부자동네라는 첼시 동네를 돌아다녀 보자 했다
경기장까지는 대략 5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경기장에
들어서는데 주택가와 가까이 붙어있었다
유난히 가까이 있어서 놀랍게 느껴졌다
경기장의 간판이라고 느껴지는 전면의 모습을 보니 큰 빌딩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보통 팀 스토어와 박물관을 붙여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곳에 있어서 흥미로웠다
박물관을 먼저 찾아가서 투어에 합류를 하였다
경기장은 확실히 연식이 느껴졌다
최근에 만들어진 토트넘 경기장을 보고 갔기에 더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왜인지 모를 안정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천장이 낮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곳이라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공간인 것 같은데 묘한 안정감이 있었다
재미있던 공간은 원정팀 락커룸이었다
연식이 오래된 경기장인 만큼 이 경기장에 방문한 많은 슈퍼스타들의 유니폼들이 걸려있었다
호날두 메시 호나우지뉴 루니 바비롭슨 등등 수많은 레전드들의 유니폼이 있었다
그 가운데에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이 있었다
참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팀 락커룸을 구경한 후 경기장으로 나가 선수들 벤치에 갈 수 있었다
이제까지 가본 축구장 중에 가장 팬들이 경기장과 가까운 축구장이라 느껴졌다
홈팀 응원단의 높은 자리에도 앉아보았는데 상당히 시야도 좋고 가까이 보여서 좋았다
구장이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었는데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타디움 투어가 끝나니 팀스토어로 나오게 되었다
첼시의 옷 디자인들은 좀 실망스러웠다
로고만 잘 살려도 참 이쁠 텐데 색깔을 저것밖에 못쓰나 싶다
스토어를 나오니 벽에 첼시 레전드 선수들의 사진과 이력 같은 것을 멋지게 붙여놓았다
한참 학창 시절에 보던 선수들이 있으니 마치 추억여행을 하는 듯하다
첼시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시기가 내 학창 시절과 겹치니 더 친근하고 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드로그바 존테리 램파드 에쉴리영 같은 선수들은 낭만 그 자체였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는데 여자 축구팀의 우승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지소연 선수의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굉장히 반가웠다
박물관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역사적인 첫 챔피언스 리그 우승장면과 그 당시 선수들의 유니폼을 전시하고 있었다
첼시는 참 투자가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트로피를 참 많이 들어 올렸다
가장 최근에 간 토트넘과는 많이 비교가 되었다
체험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첫 챔스 우승당시 승부차기 존을 도전해 본다 던 지 골키퍼처럼 동체시력과 순발력이 좋은 지도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스타디움 투어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2시 가까이가 되었다
원래는 생각해 두었던 식당이 었었는데 시간이 좀 애매할 것 같았다
3시까지 운영하고 브레이크타임을 가지는 것 같던데 두시 넘어서 가면 안 좋아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주변에서 먹기로 했다
무얼 먹을까 하고 돌아보는데 결국 찾은 건 라멘이다
간편하고 간소한 느낌인 일식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가장 저렴한 치킨 라멘을 골랐지만 음료까지 하니 가격이 꽤나 나온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한 맛이었다
일식집에서 치킨 라멘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일본에선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일본에서 이 맛을 내진 않을 것 같다
약간은 일식과 동남아 스타일이 섞인 느낌이다
예전 밀란에서 중식집에서 파는 라멘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또 새로웠던 기억이 있다
하나의 음식이 새로운 환경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지는지 참 흥미로운 것 같다
런던에 중국인이 하는 한식집 영국인이 하는 한식집 같은데도 찾아가서 먹어봐야겠다
한국인이기에 틀에 가둬져 있는 틀을 외국인들이 많이 깨줄 것이라 생각한다
라멘과 음료까지 대략 4만 원 가까이 나왔다
음식이 맛없지는 않았지만 가격이 비싸니 만족도가 떨어진다
가까운 위치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영국은 그래도 무료인 곳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
자연사 박물관은 굉장히
규모가 큰 곳이었다
신기했던 것은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모양이다
건물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들어가서 처음 본 곳은 거대한 홀이었는데 큰 고래와 더불어 다양한 고래들 그리고 거대한 뼈들이 있는 곳이었다
상당히 멋있고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도 많고 아이들이 많아서 에너지가 점점 줄기 시작했다
영국의 박물관들은 다 좋은데 동선이 참 엉망인 것 같다
자유도가 높아서 좋지만 가끔은 힘들다
아이들이 밝고 참 좋았지만 소리 지르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게 공황인가 싶은 순간도 있었다
옛날 건물을 활용해서 그런가 길 찾는 것도 꽤나 힘들었다
겨우겨우 길을 찾아 공룡관으로 갈 수 있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마치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공룡의 뼈와 화석 같은 것들을 보니 또 신기했다
2층과 3층에는 각각 다른 주제로 전시를 해놓았다
흥미로웠던 곳은 지진관이었는데 일본의 고베 지진당시를 재현해 놓고 약간의 지진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영상 속 나오는 고베 지진만큼은 아니었지만 대략 어느 정도의 느낌인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고베의 한 슈퍼마켓을 재현해 놓았는데 신라면과 비빔면이 있어서 신기했다
어느 정도 둘러보고 기가 좀 빠져서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바로 옆에 과학박물관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무료이지만 표를 끊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이곳은 사람을 조금은 분산하려고 하는 건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자연사 박물관보다는 과학박물관이 훨씬 좋았다
처음에 3층부터 올라가서 내려오는 방식으로 구경을 했다
처음으로 본 곳은 비행기관이었다
비행기의 발전사를 볼 수 있었다
넓지만 전시물이 많아서 조금은 복잡하고 좁게 느껴졌다
독일 박물관과 조금은 비교되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구경을 하였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정보화 사회라는 주제의 전시관이었다
시작은 케이블을 바닷속에 까는 것부터 시작이 되었다
이 케이블이 깔리면서 영국에서부터 저 먼 미국까지 연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모양이다
가운데에는 케이블을 까는 물레방아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장치들이 발전 순서대로 있었다
신호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에서 시작해서 전화 라디오 티브이 컴퓨터 인터넷과 같은 정보를 주고받는 것의 발전사를 볼 수 있었다
위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생각이 났다
앞으로 스타링크가 저렴한 가격대의 핸드폰도 만든다는 소문이 있던데 앞으로 또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된다
다음 재미있었던 곳은 의료 관련된 장소였다
과거의 의료기기와 도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림으로 예전의 수술하는 모습을 약간은 풍자하듯 그려놓은 것이 있었는데 어두운 부분이라는 주제의 그림이었다
수술대가 무대 위에 있고 수술도구와 의사 그리고 관중들이 자리에 착석하고 있었다
아마도 의사는 손을 씻지 않았을 것이다
수술을 하던 대부분의 환자는 이 병균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가 많단다
닥터프렌즈라는 유튜브를 통해 의학의 역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끔찍한 의학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의학이 발전되었단다
임신과 관련된 것도 있었는데 예전에는 진짜로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아야 했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탯줄을 목에 감고 있다면 그 아이는 살아서 나오기 힘들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아는 지인 중 둘이나 아이가 목에 탯줄을 감고 있어서 제왕절개로 수술을 했다니 지금의 세상을 살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처음에는 자연사 박물관의 여파로 피곤한 감이 있었는데 점점 갈수록 피곤도가 줄고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그런데 박물관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로비층의 전시물들을 보며 퇴장하는 길을 향해 갔다
로비층에는 굉장히 다양한 주제가 있었는데 바쁜 사람들은 로비층만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박물관의 줄거리를 본 느낌이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향했다
자연사 박물관과 과학 박물관이 같은 시간에 문을 닫아서 사람들이 정말 많이 거리로 나왔다
전철역으로 가니 사람들이 가득이다
사람들이 많으니 저녁이나 먹고 갈까 했다
지나오는 길에 조금은 저렴한 집일 거라 추측한 집으로 들어갔다
중국풍의 음식점이었다
그릇의 사이즈를 정하고 볶음밥이나 볶음 국수를 선택한 후에 그 위에 올릴 음식을 추가하는 형식의 음식점이었다
나름 저렴한 편이어서 음료까지 10.98파운드를 쓰고 왔다
이렇게 오늘 음식으로만 6만 원 가까이 쓰는 하루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든든하고 나름 만족스럽게 먹었으니 다행이다
2025.2.20
가성비가 안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