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피고, 새벽에 지는 덧없는 사랑의 얼굴
달맞이꽃 2
박순동
저녁 어스름이 내릴 즈음
들풀 속에서
말없이 피어난 너
해가 기울면
천천히 꽃잎을 열고
달빛을 품은 얼굴로
오직 한 사람을 기다리는 듯
깊은 그리움에
고개 숙인 너의 모습
눈물보다 더 애닮구나
밤이 깊도록
사모의 마음을 조용히 태우다
새벽이 오면
아무 일 없는 듯
조용히 사그라지는 너
한 줌의 향기도
짙은 노을조차 머물지 못하고
지나가는 바람만이
너의 이름을 기억하겠지
아, 달맞이꽃
그렇게도 순한 사랑이었구나
한순간 피어
영원처럼 빛나던 그 밤
이슬 속에 젖어 시들어가는 너
250713 우이천에서 달맞이 꽃. 순동
※ 달맞이꽃은 고온의 햇빛이 내리쬐는 환경에서는 꽃이 필 수 없는 유전적 특징을 지녔기 때문에 밤에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다만, 햇빛이 없는 흐린 날이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