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대한 질문-부치지 못한 편지
박순동
이제 더는 대답 없으실 걸 알면서도
자꾸만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되어주셨던 당신,
당신이 떠나고 나니
모든 것이 흐릿합니다
무엇을 위해, 누구의 뜻을 따라
이 텅 빈 시간을 견뎌야 하나요
그토록 사무치게 아팠던 당신의 생을
그저 억울한 삶이었다고
잊으라니요
저는 차마, 그럴 수 없습니다
이 깊은 슬픔 속에서도
숨 막히는 그리움 속에서도
심장은 당신의 기억으로 뛰고
눈물은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만질 수도, 뵐 수도 없다 해도
그 가르침을 다시 들을 수 없다 해도
이 아픔마저 당신의 흔적이니
소중히 끌어안겠습니다
원망도, 그리움도
모두 제게 남겨주신 마음이니
어찌 함부로 놓을 수 있겠습니까
외롭고 서러운 세월이겠지만
제게 스며든 당신의 온기 하나로
남은 모든 계절을 살아가겠습니다
2021.12.06. 순동. 운니동에서 인사동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절박한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