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이 진정 원하는 것은?
업무를 예측되면 좋겠지만 그런 배려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여름 휴가 혹은 명절 연휴 하루 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가야하는데 제품 문제가 발생해서 처리해야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떡하든 끝내려고 야근을 하는데 “황대리, 내일 출근해?”라고 선배가 묻습니다. ‘지금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너 밖에 없는데 내일도 출근해야지’로 들렸습니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있다보니, 누가 뭐라하든 포기할 수 없는 취소 비용이 큰 해외여행으로 계획하기도 했어요. 전화 연락도 피할 수 있습니다. 선배에게는 미안하지만 휴가만은 보장 받고 싶었습니다. 선배가 되어보니 답답한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마무리 되지 않고, 1차 대응을 하더라도 다음회의에서 새로운 액션이 나오면 어떻게 이야기할지 막막했습니다.
자신만 챙겼던 30대 초반을 지나 40대에 가까워질수록 결혼, 육아, 부모, 경제 문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오늘까지 팀장 보고자료를 만들고 있는 팀원이 자리로 찾아옵니다. '부모님이 입원했어요', ‘아이가 열이 나요’, ‘다리가 부러졌어요’, ‘교통사고가 났어요’, ‘아파트 잔금 대출하러 가야 해요.’ 등등 사연도 다양합니다. 공감을 해야 하는데 ‘왜 하필 지금…. 정말 급한 거 맞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불쑥 엄한 말이 튀어나와 분위기가 냉랭해집니다.
관계는 공감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와이프가 교통사고라서 놀랐지? 병원에 있어? 많이 다친 건 아니지?”라고 공감은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공감으로 마무리하면 팀원의 공백은 팀의 귀책으로 돌아갑니다. 그렇다고 팀원의 일은 나와 상관없다고 여기면 리더의 직무태만이고요. 리더는 팀원의 업무 공백을 채우려는 마음이 간절할거에요. 대신할 수 있더라도 그렇게 해서는 곤란합니다. 실무의 공백을 채우려고 리더의 공백을 만드는 셈이에요. 먼저, 상황 파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관련 자료는 받는 게 좋습니다. “얼른 가봐야겠네. 팀장님께 보고할 자료는 어디에 있어? 자료는 내게 보내주고 궁금한 거 있으면 정리해서 물어볼게. 혹시 내일 휴가가 필요하면 또 연락하고.” 대응이 포함된 공감으로 바꿔야합니다. 그러고 나서 남은 팀원과 미팅을 합니다. 사람이 진행했던 일은 사람만이 대체할 수 있습니다.
좋은 솔루션은 업무 이력을 공유하는 팀원이 한 명 이상 있는 겁니다. 한 명만 알고 있는 업무가 가장 위험합니다. 둘 이상의 팀원에게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묶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먼저 팀원이 어떤 단위로 정보를 공유하는지 관찰해봅니다. 기획을 담당하는 팀원에게 마케팅에 대해 물어보면 “저는 마케팅 업무를 해 본 적 없는데요.”라는 답변이 나옵니다. 일의 언어를 공유하는 팀원끼리 묶어줘야 합니다. 즉, 같은 용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단위가 팀원을 묶는 단위입니다.
두 명 이상의 팀원의 묶는 단위를 재정의했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리더는 그 중 더 능력 있는 팀원과만 소통하려 할 거예요. 소통의 비대칭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소외된 팀원이 생겨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소외된 팀원의 정보를 의심하게 되어 비대칭을 키우게 됩니다. 리더는 ‘정’과 ‘부’를 팀원에게 적절하게 배분해서 소통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