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게슬기롭다 Jan 15. 2024

찾았다 나만의 송곳!

퇴사한 이형 [타임트래커 시간관리 원데이 클래스]를 듣고 #1

매년 말 루틴처럼 그다음 해 다이어리를 샀다.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나의 시간을 어찌 되었든 잡고 싶어서 그랬다. 다이어리를 사면 나의 시간이 잡힐 것처럼 사댔다. 그 다이어리에 프레임이 많이 쓰여있으면 좋았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자기에게 특별한 질문을 던지세요’라는 글이 쓰여있으면 그 말에 따라 대답을 하듯 다이어리에 적었다. 연말에 새 다이어리에 그런 내용들을 적으면, 그 간절한 마음이 담긴 소원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 같았다. 


그게 몇 년째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유를 몰랐다. 너무 답답했다. 자기계발 유튜브를 찾아 듣고 (대애충) 따라서 플래너도 사고, 종종 기입하고 했지만 어떤 벽이 느껴졌다. 그 벽을 뚫을 송곳은 없었던 게 분명했다. 깨지지도 않고 7년을 그렇게 보냈다는 건, 거꾸로 생각해서 나는 참 ‘시간관리’에 최약체였던 것이라는 반증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오프라인 강의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당신의 강의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알고 있소? 빨리 나를 진단해 주시오! 고쳐주시오!!!’라고 말을 할 수 없겠지만, 그 마음을 가득 담아 신청했다. 그리고 다시 나의 방식대로 시간을 사용하고, 투명한 벽을 느끼며 토요일을 기다렸다. 


처음부터 좌절이었다. 시간관리 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러 가면서 ‘늦는다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 마치 클래스 시작 전부터 강연자가 내게 ‘당신은 탈락이고, 왜 탈락인지는 스스로 잘 알겠지’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선바위역에서 뛰어나가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 언덕길에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는 걷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빌라 같이 생긴 회사들이 있는 곳, 강연자는 그곳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강연을 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1시간이 쏜살같이 달려갔다. 쉬는 시간 15분, 그리고 다시 45분을 ‘시간’ 그리고 ‘시간을 다루는 것’을 둘러싼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유튜브에서 했던 그의 관점들, 책에서 말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핵심은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 중 내 귀에 정확하게 들리는 어떤 것들이 있었다. 신기했다. 그의 키워드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적용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듣고 간과했던 내용들이었다. 큰 줄기에서만 그의 이야기를 듣느라 디테일을 다 놓쳤다는 걸 알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했던 게 전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벽’은 디테일을 잡으려고 날카로운 연필심으로 노트에 긋는 순간부터 조금씩 부서져갔다. 보이지 않는 벽에 작은 크랙을 내는 방법은, (누구나 이미 아는 것이겠지만) 디테일이었다. 


그의 오프라인 수업은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에서만 보던 사람을 실물로 볼 때 느껴지는 ‘생경함’부터 시작했던 감정의 소나타는 2시간이 지나도 멈출 줄 몰랐다. 수업 중간중간, 그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놓쳤던 부분을 찾아낼 때마다 감격스러웠다. 아 왜 몰랐지, 와 이젠 알았으니 드디어 고칠 수 있어! 가 반복적으로 내게 찾아왔다. 내가 했어야 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은 ‘진실한 목표 설정'이었다. 그리고 나의 목표를 향한 ‘재구성’이었다. 


그 키워드에 대한 그의 이야기와, 내가 받아들인 방식은 다음번 글에 이어 작성해보려 한다.

이전 07화 본캐에 대한 두려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