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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Mar 08. 2024

JAX를 배우는 중

사실은 챗GPT 쓰는 법을 배우고 있음

코드리뷰를 했다. 내가 모르는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컸지만 생각만큼 강렬하진 않았다. 다 아는 언어에 대한 스터디가 오히려 더 큰 발목을 잡았다. 다 같이 모르는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정도를 배우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서로 틀리고 잘못발음해도 ‘하하 호호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우리 다 배워가는 과정이잖아’ 하며 넘어간다. 그게 좀 다행이다. 구글이 어떤 식으로 고속화하기 위해 어떤 파라미터를 어디에 받아 넣기로 만들었는지, 진짜 도통 알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몇 번이고 물어보고 다시 쳐다보고 나니 조금은 알겠다.


그 과정에선 챗지피티의 도움이 컸다. 챗지피티가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것엔 난 정말 크게 동의를 한다.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것이 사업 아이템이라고 말하던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난다. 나의 불편함은, 이해를 해야 하는 낯선 모든 것이었고, 이제는 챗지피티를 통해 이해를 한다.


일단 A에 대해 바로 구글을 찾아보면, 배경지식이 없어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 하위지식을 찾다간 나의 집중력은 온통 ‘더 재미있어 보이는 새로운 논문’ 들 때문에 흩뜨려 지기 일수다. 집중력과 호기심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챗지피티는 이제 등장한다. 먼저 A에 대해 유치원생에게 이해할 수 있게 말해줘,라고 요청한다. 그는 말도 놓으면서(!) 내게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중학생용으로 해달라고 하니 그 ‘반말 모드’를 여전히 유지하되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준다. 그다음으론 대학원생, 개발자, 코드를 공부해야 하는 존재에게 설명해 줘,라고 말하면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해준다. 똑같은 지식에 대해 순서에 맞게 정보를 접하니, 머리가 헷갈리거나 고생할 필요도 없다. 낯선 정보이지만 내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


그러면서 동시에, 점점 생각을 멈추고 그에게 의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나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면 책이라도 몇 권 더 읽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책을 내 머리로 소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 책은 대학원생 수준이라… 큰일이다. 나도 이 책을 유치원생 - 중고등학생 - 대학생… 순서로 읽고 싶지만 책은 내게 대학원생 수준에서 이해를 하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 대학생 - 중고등학생 - 유치원생 수준으로 뱉어내며 개념을 정리하라고 한다.


책의 지식과 챗 지피티의 지식 체계는 좀 많이 ‘안’ 닮아있다. 적어도 내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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