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괜찮아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거야

by 민쌤

느려도 괜찮아

_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거야



공부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학원에서 아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누구는 문제를 풀고, 누구는 설명을 덧붙이고, 또 다른 친구는 노트에 정리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표정은 참 밝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그 순간. 아이들은 ‘공부의 즐거움’을 몸으로 배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상위권 아이들이 이런 토론식 학습을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그 순간, 이미 스스로 복습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말로 정리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지식은 더 단단히 자리 잡습니다. ‘말하는 공부’는 결국 ‘기억에 남는 공부’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두 번 배운다.”
_조셉 주베르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힘들어합니다.
“왜 내가 친구한테 가르쳐줘야 하죠?”
“혼자 하는 게 더 편해요.”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이들은 ‘가르침’이 곧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네가 진짜로 이해했다는 증거야.”


공부에는 정해진 길이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노래로 외우고, 어떤 아이는 그림으로 정리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친구와 문제를 함께 풀며 생각을 나눕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여러 방법이 어우러질 때 이해는 깊어지고, 기억은 오래갑니다.


물론 어느 반에나 항상 조금 느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더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는 자신을 자꾸 작게 만듭니다.
“나는 느려서 안 돼요.”
“나는 원래 못해요.”
그렇게 스스로를 포기해 버립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용히 말해줍니다.

“공부는 속도가 아니라 끈기가 더 중요하단다.”



“느리게 가더라도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도착한다.”
_공자(孔子)



아이들끼리 문제집을 푸는 내기를 했던 날이 있습니다. 누가 더 빨리 푸는지 겨뤘는데, 늘 마지막에 끝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어나 독해 문제를 풀 때만큼은 누구보다 꼼꼼했습니다. 지문을 한 줄 한 줄 짚으며 풀었고, 틀린 문제는 바로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문제를 가장 빨리 푼 아이들보다, 가장 느리게 푼 그 아이의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속도보다 정확함, 양보다 질이 더 큰 힘을 발휘한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중학생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 시점이 되면 타이머를 맞추고 문제를 푸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기본기’가 다져져 있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기초가 약하면, 빠른 속도는 오히려 실수를 부릅니다. 초등 시절부터 복습을 통해 기본을 탄탄히 쌓아온 아이들이 결국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예습은 새로운 지식을 여는 열쇠라면, 복습은 그 문을 닫지 않게 붙잡아두는 자물쇠입니다.


시험 문제는 언제나 복습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배운 것을 다시 보는 습관이 있는 아이는 시간이 지나도 금세 회복합니다. 이 꾸준함이 결국 공부의 체력을 만듭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_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저는 아이들에게 끝으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느려도 괜찮아.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거야. 네가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걸어간다면, 속도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공부는 달리기가 아니라 ‘오르막길 걷기’와 같습니다. 빠르게 달리면 금세 지치지만, 천천히라도 멈추지 않고 걸으면 결국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깨닫고, 누군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공부보다 더 큰 배움입니다. 공부는 ‘누가 더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걷느냐’의 싸움입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지속의 힘입니다.



“꾸준함은 재능을 이긴다.”
_존 맥스웰(John C. Maxwell)



오늘도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의 속도로 가도 괜찮아.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거야. 끝까지 걸어가는 그 마음이 너를 성장시킬 거야.”

이 말이 아이들의 마음에 닿아, 조금 느리지만 단단한 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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