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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늑한 서재 Nov 16. 2021

프리랜서 작가의 루틴

- 아무 말 대잔치 '모닝 페이지' 써보셨나요?   

안녕하세요. 개인 작업실을 얻어 행복한 '아늑한 서재'입니다. 


오늘은 저의 작업실 루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다른 분들도 일하기 전, 간단히 하고 넘어가는 준비운동 같은 것 있으시죠? 저는 그 루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프리랜서 작가이기 이전에 여자, 엄마, 아내, 딸... 기타 등등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태어나면서 가진 역할과 살아가며 생긴 역할들이 뒤섞여 있는 셈이에요. 그 가운데 저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가져가는 건 엄마 역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오늘도 사무실 오기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이와 병원도 들려야 해서 마음도 좀 무거웠고요.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모닝 페이지' 전용 노트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잘 써지는 보라색 플러스 펜을 들고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모닝 페이지'가 뭐냐고요? 사실 저도 얼마 전에 알게 된 건데요. 최근 듣고 있는 수업 '한겨레 문화센터 - 일상에서 에세이 쓰기'에서 이남희 작가님이 알려주셨어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30분간 공책 세 쪽에 무작정 글을 쓰는 것'입니다. 관련 책도 소개해 주셨어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이 쓴 책입니다. 


줄리아 카메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입니다. _김파초 



'글을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 부끄러움, 수치심이 너무 크다'는 하소연을 했더니 선생님께서 모닝 페이지를 꼭 써보라고 하셨어요. 불안과 걱정, 내부의 검열관을 내쫓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시면서요. 


사실 이 책의 부제는 '중년 이후의 삶에서 창조성과 의미를 발견하기'예요. 은퇴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데 읽다 보니 저 같은 사람에게도 좋겠다 싶은 부분이 많았어요. 


서두의 모닝 페이지 부분을 살펴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 23쪽

내가 '모닝 페이지'라고 부르는 이 창조성 회복의 기본 도구는 그야말로 무슨 내용이든지 아침에 손으로 3쪽씩 글을 쓰는 것이다.

이것은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며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모닝 페이지를 쓰는데 잘못된 방식이란 없다. 나는 모닝 페이지를 당신이 보낼 하루를 선명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뭐든지 닦아서 없애버리는 자동차 와이퍼라고 생각한다."


"새 모이 사는 것을 깜빡했다. 새로 산 식기 세척기 세제는 생각한 것보다 별로다. 나는 AAA의 회원권을 갱신해야 한다...." 이와 같은 모닝 페이지는 사소하고 하찮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창조성과 관련된 좀 더 깊이 있는 모험을 위한 길을 구축하는 활동이다. ***


저도 당장 시작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쓰지 못할 때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써요. 제  역할에 모드 변환이 필요할 때 쓰는 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처음엔 반드시 30분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지만 조금씩 시간과 분량을 늘릴 생각이에요. 


 

집에 있는 건 '모닝 페이지', 사무실에는 '오피스 페이지' ^^


그러나 본질은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 아무 말 대잔치로 쭉쭉 써 내려갔어요. 어떤 한 주제에 대한 글이 아니라 떠오르는 상념, 불안한 마음, 오늘의 걱정, 기대, 의문들을 막 쏟아내는 거죠. 


그렇게 일주일 정도 쓴 것 같아요. 확실한 건 쓰고 나면 후련하다는 겁니다. 뭔가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도 있고요. 더 오래 써봐야겠지만 일종의 쓰기 명상이랄까. 탁한 마음을 걷어내는 방식으로는 좋다는 생각입니다. 


'모닝 페이지'를 쓰고 나면 마음의 청소를 한 기분이에요. 오늘 해야 할 일, 써야 할 글에 대한 생각도 분명 해지고요. 흐릿했던 시야가 밝아지는 기분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꼭 한 번 해보세요. 


아 참! 재미있는 점이 또 하나 있어요. 최근에 쓴 '모닝 페이지'는 가급적 읽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정 보고 싶으면 1년 후나 그쯤 뒤에 보라고 하셨어요. 과거의 내 무의식을 확인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저는 그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 에는 모닝 페이지 말고도 영감을 깨우는 좋은 방법이 나와 있어요. 그 부분을 소개하고 글을 마쳐볼까 해요.


***

'이 책은 창조성을 확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2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예술가라고 '명명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의 대상은 인생의 제1막을 뒤로하고 아직은 확고히 설계되지 않은 인생의 제2막에 들어서려는 사람들이다.

- 기본도구 -

모닝 페이지 :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에 따라 손으로 3쪽씩 글을 쓰기. '당신만 볼 것'

아티스트 데이트 : 일주일에 한 번씩, 뭔가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는 혼자만의 탐험.

산책 : 일주일에 두 번, 개나 친구나 휴대전화 없이 20분간 혼자 걷기.

***


'모닝 페이지'는 제 작업실 루틴의 첫 번째 단계예요. ^^; 다음 편에는 듣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하기 전, 혹은 일하면서 어떤 음악 들으세요? 


@ 

이전 01화 무작정 작업실을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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