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기호
뭐 해~?
S가 통화 처음에 꼭 하는 말이다. 이때가 너무 좋다.
지독하리만큼의 순함과 다정함으로 솜털처럼 무겁게 자신을 실명으로 밀어 보낸다.
니 생각하고 있었지.
나는 또 이렇게 말하고 천치같이 히~웃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거짓말이 참 좋다.
정말 나도 몰래 S생각 했을 수도 있으려니와 내 안에 그가 담겨있으니까 말이다.
사륵 돋으며 사라지는 그의 미소가 보이는 듯.
커피 마시고 있어?
응.
글 쓰고?
응.
커피 마시며 글 쓰는 일,
언제나 그 둘이 가능한 상황은 바로 S가 원하는 거다.
언니 보러 가고 싶어.
오면 되지.
갈게, 내일.
응.
필사적으로 헤엄치면서도 웃는 S.
힘겹게 연결되는 음소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물거품으로 변할까 나는 무섭다.
부서질듯 매케한 목소리는 그가 완성시키고 싶은 문장의 아우성만 같다.
20년 ‘완벽하게’ 모신 홀시어머니의 병석도 끝까지 함께 가야 하는가.
더는 함께 가고 싶지 않다고 해. 너는 그만 가겠다고 말을 해.
뼈와 살을 잃은 네 목소리가 더이상 침묵하는 기호로만 남아서는 안 돼.
엄니만 아프시라고 해. 그분의 몫이잖아.
아들이 있잖아, 아들과 엄니는 영원한 첫사랑이잖아.
그들끼리 사랑을 해결하라고 해. 네가 인계하려 들지 마.
내일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없겠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