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있었다.
아침이면 밥을 차려주고, 겨울이면 따뜻한 외투를 사주고,
아프면 약을 챙겨주던 엄마는 언제나 곁에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늘 혼자라고 느꼈다.
엄마는 밥을 차려주었지만, 나와 눈을 맞추며 함께 먹을 여유는 없었다. 따뜻한 외투를 사주었지만, "예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따뜻함은 생략되었다. 아프면 약을 챙겨주었지만, 그 얼굴에는 근심과 짜증이 공존했다.
나는 밥은 먹었지만 마음은 배가 고팠고, 옷은 따뜻하게 입었지만 마음은 추웠으며, 약을 먹어 열은 내렸지만 마음은 긴장감과 불안함으로 40도의 열이 난 듯했다.
“왜 그래?” “속상했어?”라는 따뜻함을 기대했지만
“왜 그런 표정을 해?” “그만 울어.”라는 말이 나에게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웃을 때도 조심했고, 속상해도 내색하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참고 눈치 보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야 했다.
마음을 이야기하면 혼나거나 무시당할까 봐, 그냥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지냈다.
위로가 필요할 때, 돌아온 건 비난이었고, 응원이 필요할 때, 들려온 건 조롱이었다.
누군가 옆에 있어주기를 바랐지만, 그때마다 나를 감싼 건 조용한 적막뿐이었다.
그래서 말하지 않기로 했다.
포기라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내가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나는 조용한 아이, 잘 참는 아이, 눈치 빠른 아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나는
자꾸만 실망하고, 자꾸만 포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팔순을 앞둔 엄마는 지금도 내 곁에 있다.
무공해로 농사를 지어 김치를 담가 보내주시고,
고구마며 감자며 고추며 철마다 보내주신다.
그리고 어색하고 쭈볏쭈볏하며 "사랑한다"라고 전화 끝머리에 얹어 보내신다.
난 그 말이 낯설어 몸을 움츠리면서 못 들은 척할 때도 있지만 "응~~~"하며 얼렁뚱땅 넘기기도 한다. 그렇게도 듣고 싶었던 말인데, 그 다정함이 어색하고, 몸에 맞지 않은 옷처럼 불편하게 느껴진다.
엄마는 늘 바빴고, 감정은 ‘쓸데없는 것’처럼 취급되었고,
“엄마 힘들게 하지 마”라는 말에 나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일까 봐
기대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고,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마음을 억눌렀다.
그때의 서운함, 외로움, 억울함, 불안…
다 지나간 줄 알았던 감정들이 여전히 내 마음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 다가오면 긴장하며 거리부터 두고,
칭찬을 받아도 어색하고, 개인적인 얘기를 묻는 말에는 대답이 망설여진다.
그것은 지금의 내가 아니라,
그 시절 말하지 못한 아이가 아직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혼자 이불속에서 울던 아이, 엄마 눈치를 보며 빙빙 돌던 아이,
도와달라는 말을 삼키던 아이, 그 아이는 지금도 내 안 어딘가에서 긴장하고 있다.
"엄마는 있었지만, 엄마는 없었다."
내 안의 아이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돌봄은 있었지만, 마음을 안아줄 엄마는 없었다는 말이다.
이제, 그 아이를 내가 안아줄 시간이다.
“정말 외로웠지. 엄마가 있었지만, 네 마음은 혼자였지.
괜찮아. 이제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지금부터는 내가 너의 엄마가 되어줄게.”
말할 수 없던 그 시절, 내 감정은 멈춰 있었고,
그 감정 안에 머물던 아이도 함께 멈춰 있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그 아이는 외로웠던 거라고. 그저 사랑받고 싶었던 거라고.
마음을 알아주는 엄마는 없었지만,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내가 있다.
나는 이제, 내 안의 아이의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서운해 울고 있는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려 한다.
-나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부족했던 사랑을 스스로 채우는 시간>
엄마는 곁에 있었지만, 내 마음에 닿지는 않았다.
밥을 차려주고 약을 챙겨주는 돌봄은 있었지만
“왜 속상했어?”라고 묻는 따뜻한 시선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웃고 싶을 때도 조심했고,
슬퍼도 내색하지 않았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감춘 채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야 했다.
그때의 나는 조용히 숨었고,
누군가 다가올까 봐 두려우면서도
사실은 꼭 안아주길 바라는 아이였다.
이제 나는 그 아이를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 시절 듣고 싶었던 말을
지금의 내가 해줄 수 있다면
나는 비로소 과거가 아닌 ‘지금 여기’의 나로 살아갈 수 있다.
내면의 아이를 안아주는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당신도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아이가 있다면,
오늘은 그 아이에게 다정한 한마디 건네보세요.
“이제 괜찮아,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부족했던 사랑을 채우고 나를 위로하고 돌보는 연습>
1. 그 시절, 나는 어떤 상황에서 감정을 숨겼나요?
아래 상황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골라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혼날까 봐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순간
위로받고 싶었지만 외면당했다고 느낀 순간
웃고 싶었지만 분위기 때문에 참았던 순간
내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던 순간
기억나는 장면이나 감정을 적어보세요:
예: 속상한 일이 있었지만 엄마가 바빠 보여서 무슨 일 있냐는 말에 “아니”라고 말한 기억
2. 그때, 내 마음속 진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요?
(중복 선택 가능)
슬픔 외로움 억울함 두려움 분노 수치심 혼란기타 (예: __________)
지금 이 감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세요:
예: 나는 너무 외로웠고,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줬어.
3. 그때 듣고 싶었던 말을 지금 내가 말해볼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예: 너는 잘못한 게 없어. 그냥 마음이 아팠던 거야.)
4. 오늘, 그때의 나를 안아주는 말을 적어주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예: 지금은 괜찮아. 네 곁엔 내가 있어.)
5. 작지만 따뜻한 자기 돌봄 실천하기
오늘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작은 위로는 무엇인가요?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기
조용한 산책
감정을 써보는 글쓰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 보기
나에게 편지 써보기
기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지금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라, 내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나'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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