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만족 뒤에 숨겨진 건강의 역설
"당 떨어졌어." 이 말을 우리는 주변에서 참 흔하게 듣는다. 기운 없고 활력이 느껴지지 않을 때,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해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대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는 음식—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단것들—을 찾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순간적인 만족감을 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우리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서 '당 떨어졌어'라는 표현은 **환유법(metonymy)**에 해당한다. 환유법은 어떤 개념을 직접 말하지 않고, 그와 밀접하게 관련된 다른 것으로 대신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이 경우, '당'은 혈액 속 '포도당(glucose)'이나 '에너지원'이라는 직접적인 의미 대신, 그것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기운 없음'이라는 상태를 나타낸다. 즉, 생리적 현상을 통해 신체적, 감정적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음식이 들어오면 소화 효소에 의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여러 영양소로 분해된다. 이 분해된 영양소들은 혈액을 타고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까지 흘러 들어간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며, 이 영양소들을 이용해 우리 몸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ATP)**을 생산한다. 결국, "당 떨어졌다"는 느낌은 미토콘드리아가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신호인 셈이다.
문제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들이다. 이런 음식들은 혈액 속 포도당 수치를 빠르게 치솟게 한다. 우리 몸은 이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저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혈당의 급등-급락이 반복되면, 세포는 인슐린에 둔감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의 작용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해 혈액 속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췌장을 과로하게 만들고, 결국 당뇨병뿐만 아니라 치매와 같은 심각한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뇌는 포도당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뇌세포로 포도당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손자병법의 지혜를 떠올리게 한다. 손무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서 '상대'는 급격한 혈당 상승을 유도하는 음식들이고, '나'는 우리의 몸과 미토콘드리아다. 눈앞의 달콤함이라는 즉각적인 '전략'에만 집중하면, 장기적인 '전쟁'인 건강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순간적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단기적이고 자극적인 해결책은 오히려 몸의 균형을 해쳐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이는 마치 전쟁에서 적의 유혹에 빠져 성급하게 진격하다가 매복에 걸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당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보다는 복합 탄수화물, 단백질, 건강한 지방이 균형 있게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통곡물, 채소, 견과류, 살코기 등은 혈당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올려 미토콘드리아에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하며 인슐린 저항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순간적인 '당 충전'의 유혹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건강이라는 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현명한 식습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