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민주주의의 열풍이 분 이후 586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부를가장 많이 소유하게 된다.그 전 세대는 한국전쟁을 겪고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이뤄 세대고, 그 이후 세대는 부유한 삶을 누렸지만 선진국의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세대이다. 그들이 소유한 부는 많지 않다. 물론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모두 부유한 삶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그 부라는 것이 어찌보면 부질없다. 그들은 부유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모든 부는 부동산 하나에 집중되어있다.(고도성장시기 발달한 사치와 유흥은 제외하고..)
이 세대들은 MZ 세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들을 하곤한다. 그것은 각자가 경험한 시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들이 MZ 세대들보다 유년기의 물질적인 부유함을 느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팽창사회속에서 부를 축적하고 평생직장, 전통적인 가족신화 속에서 안락한 삶을 추구할 수 있었다. 가난하더라도 부자가 될 기회가 더 많았다. 사회적 교류도 비교적 평등했다.그 근거로동창회 문화가 훨씬 발달했지 않은가.
이들의 꿈은 다음과 같다. 가부장적 구조 속에서 한 직장에서 평생 근무하며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연금을 받으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삶은 당연하지 않다.이런 삶은 시대의 산물이다. 미국은 1960년대 복지국가의 황금기에서 그랬고 우리나라는 1980년대가 그랬으니. 물론 한국인에게 있어 억울한 점은 한국은 1998년 imf위기 이후에 그 삶이 보편적이지 않아졌기에 황금기가 매우 짧았다.
나이 든 채로 누가 세상살이의 불확실성 속에서 인생을 던질 수 있겠는가. 완전고용과 평생직장의 꿈을 잃지 못한 이들은 어떻게든 국가와 사회가 마지막 안락함을 유지해 주길 바란다. 이것이 무조건적으로 비난받을 행위는 아니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런 제도는 더 이상 생산성 혁신 없이 지속되기 힘들다.신분이 보장되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이다. 전통적인 가족제도는 붕괴되어가고 있다. 그 결과가 이 사회이다. 그들이 놓지 못한 그 꿈 때문에 구조적인 실업과 저출산이 나타나고 있다. 직업안정성을 포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대체되겠지만, 그만큼 유동성이 커져서 취업이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물론 혁신을 이루고자하는 기업가적 정신, 성숙한 조직문화등도 병행되어야 한다.)
어쨌든 MZ세대의 불만은 뒤로 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욕구가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조직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은퇴후에 손주들을 보면서 행복한 노년을 꿈꾸는 삶. 시대가 달라지면서 더 이상 그런 삶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다. 미국이야 세계의 부를 흡수하면서, 몇 세대가 안락한 꿈을 이루었지만, 상대적으로 체급이 약한 한국은 부를 축적하지 못하고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젊은 세대들이 착취 혹은 부양을 거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삶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제도와 사회가 유지될지도 미지수이다.그래서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
조직생활이 끝나고 꿈꾸던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조직에서 행사하던 영향력과 권한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파편화된 현대 사회의 일개 노인이 된다. 자신이 이룬 부조차 자신을 완전히 보호해주지 못한다. 그러면서 두 번째 사춘기가 온다. 그동안 해왔던 것이 무엇인지,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고민한다. 그때 그들이 느끼는 괴리와 우울은 사회제도와 시대의 간격만큼이나 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