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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윤 Nov 10. 2024

신경증과 천재성의 관계


신경증과 정신질환이 천재성이나 창의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특히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그렇다. 문학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많은 작가들이 신경증이나 정신질환을 갖고 있었다. 버니지아 울프, 헤밍웨이, 생택쥐베리 등.. 또한  우리나라의 미술대학 학생들을 봐도 참 다양한 정신질환들을 앓고 있다. 그들이 그리는 그림은 자극적이고 원초적인 느낌을 준다.


이러한 관계를 실증적으로 밝힌 연구는 많지 않다.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도 있으나, 나는 대강 짐작이 간다. 내가 위대한 작가들 수준이라거나 천재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와 오랫동안 앓고 있던 신경쇠약 간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경증의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있다. 일반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런 접근 방식으로는 창의적인 천재가 될 수 없다. 창의성에도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지만, 아예 다른 방식으로 쌓아가야 한다. 기존의 이론대로 쌓아봤자 기술자, 전문가가 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경증과 창조력은 서로 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신경증이 있다고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창의성이 있다고 신경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답은 보편적인 혹은 평범한 사람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다 보면 틀을 깨고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억압적인 사회는 틀을 깨길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아웃사이더가 되거나 가면을 쓰고 산다. 그렇게 생긴 상처와 강한 억압이 신경증과 정신질환을 만든다. 따라서 창의성과 신경증은 같은 원인을 갖고 있.


일반인들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것의 괴로움을 인지하지 못한다. 아마 대부분의 천재들은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아픔을 이해한다면, 보통 사람은 천재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반대로, 천재들은 결국 보통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들이 살아있다면 결국 아픔을 직면하고 이겨내려고 한다. 이때 틀을 깨는 혁신적인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과학적 지식을 들먹이며 정신질환과 신경증을 앓는 천재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천재들의 밝은 면만 보면서 노력하면 자신이 천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 천재들이 억압받고 상처를 받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천재들은 근본적으로 남들과 다르게 사고한다. 그리고 사회는 이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천재는 아웃사이더, 괴짜, 정신병자처럼 보인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천재를 발견하고 만들어주는 것도 그들을 괴롭힌 사회와 대중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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