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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윤 Nov 06. 2024

내게 남성성과 남자다움이라는 것


현대 사회에 들어서 여성들은 기존의 억압적 여성성을 벗어내려 노력하 있다.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즘 사상은 현재 정치권력을 조금씩 획득하고, 주류 사회에 편입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반해, 젊은 남성 집단은 정치적 영향력도 적고 소유한 부도 적다. 이들에게는 권리보다 의무가 더 많이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사회의 중심부에 있는 5060대 남성이 싫다. 권력의 배분은 성별 뿐 아니라 세대 간 차이도 포함한다. 이런 점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여성들이 주입된 여성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마찬가지로 내게도 사회에서 요구되는 남성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나는 솔직히 여성성이 많은 중성적인 남성이다. 학교를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남중은 마초적인 분위기가 좀 있었다. 그 날것(?)의 분위기가 재미는 있었지만, 예민한 내가 적응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일단 토닥토닥하는 문화가 없었다. 갑자기 지들끼리 맞짱으로 서열정리도 가끔씩 하고.


남고는 자사고를 나왔는데 확실히 어느 정도 성적이 요구되다 보니, 마초스러운 분위기가 없었다. 오히려 폭력과 괴롭힘보다는 정치질과 따돌림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 그건 그거대로 적응이 안 됐다. 그때는 내게 결핍된 남성성을 선망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자아를 찾아가면서 내 본질을 알게 되었다. 내 안의 여성성 또한 나의 일부였던 것이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이것을 인정해야 했다.


젊은 남성 집단은 좀 외설적이고, 남성다움에 대한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게 조금 불편했다.(가오 잡아대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외향적이고, 호탕해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하고, 희생적이며, 약간의 불합리를 참아내야 하는 것들? 내 특징은 완전히 이와 반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싱을 배웠는데, 펀치력 타고났었다. 나만 샌드백에서 펑펑 소리가 났다.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람 때리는 게 너무 싫어서 그만뒀다. 합의하에 하는 놀이인데도 사람 얼굴을 쳤을 때 일그러지는 표정이 가슴을 찔렀기 때문이다.(물론 맞는 것도 힘들지만, 이건 조금씩 익숙해지기는 하더라.)


그래서 이 사회에서 남자들에게도 남성성이 무조건 요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이란 다양성을 가진 존재이다. 물론 이것이 절대 남성적이지 마라, 여성적이지 마라라는 말은 아니다. 남성에게도 현재 유행하는 사회적 담론처럼,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성이 짙은 여성, 중성에 가까운 여성, 중성에 가까운 남성, 남성성이 짙은 남성.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어쩌면 성별이란 게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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