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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윤 Nov 16. 2024

못난 행동은 결핍과 미성숙을 나타낸다.


어떤 사람을 꾸준하게 관찰하다 보면 그 사람이 가진 결핍을 알 수 있다. 이 결핍이라는 것은 미성숙함을 나타내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것을 인정하고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나도 마찬가지라 말하기 두려운 결핍들을 침묵 속에 잘 숨겨놓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이란 자신을 기준으로 외부 세계를 인식하므로 세계에 대한 인식과 해석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결핍과 숨기고 싶은 비밀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못난 행동에서 무의식에 숨겨진 결핍이 자주 드러나는 것 같다.


첫째는 타인에게 자신을 투사하는 행위이다. 예민한 나와 달리 조금 무딘 성격을 가진 사람들 어떤 행동을 할 때 내가 해석한 바와 같이 그 이면에 특정한 이유가 있다거나 악의적인 의도가 있지는 않았다. 피해의식이 심했던 어린 시절의 나는 타인의 행동에서 곧잘 부정적인 해석을 했는데, 정작 얘기를 나눠보면 오해한 경우가 많았었다. 내가 편하고 좋아서 자주 집에 오는 아이를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것처럼 그 사람은 나쁜 의도가 없었는데, 내 멋대로 나였다면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 짐작하는 것이었다. 진짜 착한 사람에게 "너는 가식적이다. 일부러 착한 척하는 거지?"라고 오해하면 실제로 자신이 겉과 속이 다르다거나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반복과 강한 부정이다. 이 경우는 내가 보기에도 조금 민망할 정도인데, 왜 저렇게 말을 할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보통은 돈에 관심이 없다면서, 맨날 돈 얘기만 하거나. 여자에 관심이 없다면서  여자얘기만 해대는 부류이다. 누가 봐도 그것만을 바라는 것 마냥 볼 때마다 그 얘기를 하는데 솔직하다면 모를까 부정을 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다른 사람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나?


셋째는 과한 자랑과 잘난 척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물질주의가 심하고 개인과 성공에 대한 신화가 있다. 젊은 나이에 신화에서 벗어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여기에서 그들이 가진 콤플렉스를 인식할 수 있다. 보통 이들은 사회 규범에 맞게 겸손한 척을 하거나,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들을 중시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 사람들 나이 꽤나 먹고 자신은 돈이 몇백억 있다느니 말하고,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고, 인스타에 시그니엘에 사는 일상을 올리면서 다른 가치나 직업을 까내린다. 그런 것을 볼 때 이 사람들이 아직도 물질에 대한 유아기적 결핍에서 벗어나질 못했다고 느낀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잘난 척을 좋아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뭐랄까 조금 더 정도가 심하고 깊숙이 자리 잡아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만큼 부끄러운 것을 말한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미국문화에서처럼 자기 PR과 자신감을 드러내는 방식이 때로는 더 선호되기도 하나,그것은 조금 결이 다르다. 자신을 인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결핍에 대한 욕구를 솔직하게 말하고 다루는 방식이 더 성숙한 태도에 해당한다. 자신을 부정하면서 결핍을 숨기고 못난 행동을 하는 것은 더 질이 나쁘다.


결론적으로 타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욕구를 부정하는 행위들은 결핍에서 비롯된 미성숙한 행동이다. 결핍과 미성숙이 성장과 성숙으로 가는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형태로 나타날 때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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